막 떨어지는 빗방울
하두자
공원까진 걸을 만했고
생각보다 멀지 않아 나와 헤어지기도 좋았다
네가 오지 않아도 나는 네게 말을 걸을 수 있다
우리에겐 꼭 대화가 필요한 건 아니니까
공원의 화단을 지날 땐
믿을 수 있거나 믿어야 할 소식들이 여기저기 깔려있다
아주 멀거나 어쩌면 아주 가까운
떠나보낼 것들을 다 떠나보내고 난 후처럼
꽃들은 고갤 숙였고 나는 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걸었다
나무와 햇살이 먼저 오후로 가고 있었다
날아가는 새들이 보이지 않으면 비가 올 징후라서
서둘러 나를
저 잔디밭의 셔틀콕처럼 날려 보냈으면 했다
떨어진 자리에서
지나간 개와 지나간 고양이를 더듬으며 조금 더 있다 갈 수 있게
그때까지도 네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어쩌다 우리의 계절이 겹치길 바라며 되돌아 갈것이다
발이 아프지 않을 만큼 걷자 했는데
괜찮다 괜찮다 다짐했는데
막 떨어지는 빗방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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