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양망익(豢羊望翼)
양을 길러 날개가 달리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아무리 정성을 쏟아 길러도 양의 어깨에서 날개가 돋아날 리는 없듯이 될 수 없는 일의 비유로 쓰는 말이다.
豢 : 기를 환(豕/6)
羊 : 양 양(羊/0)
望 : 바랄 망(月/7)
翼 : 날개 익(羽/11)
1652년 10월 윤선도(尹善道)가 효종께 당시에 급선무로 해야 할 8가지 조목을 갖추어 상소를 올렸다. '진시무팔조소(陳時務八條疏)'가 그것이다.
하늘을 두려워하라는 외천(畏天)으로 시작해서, 마음을 다스리라는 치심(治心)을 말한 뒤, 셋째로 인재를 잘 살필 것을 당부하는 변인재(辨人材)를 꼽았다.
정치는 사람에게 달렸다(爲政在人)고 한 공자의 말을 끌어오고, '팔다리가 있어야 사람이 되고, 훌륭한 신하가 있어야 성군이 된다(股肱惟人, 良臣惟聖)'고 한 '서경'의 말을 인용한 뒤 이렇게 말했다.
'삿된 이를 어진 이로 보거나, 지혜로운 이를 어리석게 여기는 것, 바보를 지혜롭게 보는 것 등은 바로 나라를 다스리는 자의 통상적인 근심입니다. 다스려지는 날은 늘 적고, 어지러운 날이 항상 많은 것은 모두 이 때문입니다(以邪爲賢, 以智爲愚, 以愚爲智, 此乃有國家者之通患. 而治日常少, 亂日常多, 皆由於此也)'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적재적소에 인물을 발탁하는 문제를 설명한 뒤, '마땅한 인재를 얻어서 맡긴다면, 전하께서는 그저 가만히 있어도 나라를 다스릴 수 있고, 높이 팔짱을 끼고 있어도 아무 근심이 없을 것입니다. 마땅한 인재를 얻지 못한 채 나라를 다스리려 한다면, 이는 진실로 수레를 타고서 바다로 달려가고, 양을 길러 날개가 돋기를 바라는 것과 같아 애를 써 봤자 한갓 수고롭기만 하고, 나날이 위망(危亡)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如此等人材得而任之, 則殿下可以垂衣而治, 高拱無憂矣. 不得其人, 而欲治其國, 則誠如乘輦而適海, 拳羊而望翼, 徒勞於勵精, 而日就於危亡矣)'라고 했다.
글 중에 수레를 타고 바다로 가고(乘輦適海), 양을 길러 날개가 달리기를 바란다(豢羊望翼)는 말은 당나라 때 성균(盛均)의 '인한해(人旱解)'에 나온다.
수레를 몰고 길이 아닌 바다를 향해 내달리면 결국은 물에 가라앉고 만다. 아무리 정성을 쏟아 길러도 양의 어깨에서 날개가 돋아날 리는 없다. 될 수 없는 일의 비유로 쓴다.
효종은 비답(批答)을 내려 '내가 불민하지만 가슴에 새기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나의 과실을 지적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 달라'고 당부했다.
▶️ 豢(기를 환)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돼지 시(豕; 돼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龹(권, 환)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豢(환)은 ①가축을 기르다 ②치다 ③음식을 잘 이바지하다 ④미끼로 꾀다 ⑤탐하다(貪--) ⑥가축(家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풀을 먹는 소 말 양 등과 곡식을 먹는 개나 돼지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또는 가축을 기르는 일 또는 썩 잘차린 음식을 이르는 말을 추환(芻豢), 양을 길러 날개가 달리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아무리 정성을 쏟아 길러도 양의 어깨에서 날개가 돋아날 리는 없듯이 될 수 없는 일의 비유로 쓰는 말을 환양망익(豢羊望翼) 등에 쓰인다.
▶️ 羊(양 양)은 ❶상형문자로 양의 머리를 본뜬 글자이다. 양의 머리 모양을 도형화한 것이며 牛(우; 소)자와 비슷하다. 아주 옛날에 양은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짐승 중에서도 특히 존중된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羊자는 '양'이나 '상서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羊자는 양의 머리를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을 그린 것으로 구부러진 뿔이 특징되어 있다. 양과 소는 인간이 가축으로 기른 가장 최초의 동물이었다. 특히 양은 뛰어난 고기 맛과 유용한 털로 인해 상서로운 짐승으로 인식되어 제사에 쓰이는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고대의 권력자들은 양의 뿔을 상서로움이나 권력의 상징으로 삼았다. 羊자가 부수로 쓰이는 글자들이 '양'이나 '양고기', '상서로움', '권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羊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하단의 획이 생략된 형태로 결합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羊(양)은 (1)면양(綿羊) (2)의지(依支)가 없이 약하다는 뜻에서 신자(信者)를 비유하는 말 (3)성질(性質)이 퍽 온순(溫純)한 사람의 비유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양(羊: 솟과의 동물) ②상서(祥瑞)롭다 ③배회(徘徊)하다 ④바라보다 ⑤자세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양의 털을 양모(羊毛), 양의 젖을 양유(羊乳), 양의 가죽을 양피(羊皮), 양털로 촉을 만든 붓을 양호(羊毫), 양의 무리를 양군(羊群), 양고기를 양육(羊肉), 양 뿔을 양각(羊角), 양가죽으로 만든 옷을 양구(羊裘), 양의 머리를 양두(羊頭), 양을 가두어 기르는 우리를 양사(羊舍), 털빛이 흰 양을 백양(白羊), 털빛이 검은 양을 흑양(黑羊), 소와 양을 우양(牛羊), 개와 양을 견양(犬羊), 양을 기름을 목양(牧羊), 양의 수컷을 저양(羝羊), 양의 암컷을 빈양(牝羊), 우리 안에 갇힌 양이란 뜻으로 자유롭지 못함을 함양(檻羊),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한 것을 이르는 말을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창자처럼 구불구불 휘고 좁은 길이라는 뜻으로 대학 입시나 입사 시험 등의 합격의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양장소경(羊腸小徑), 속은 양이고 거죽은 호랑이라는 뜻으로 거죽은 훌륭하나 실속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양질호피(羊質虎皮), 양을 잃고서 그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실패한 후에 일을 대비함을 이르는 말을 망양보뢰(亡羊補牢),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뜻으로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진리를 찾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다기망양(多岐亡羊) 등에 쓰인다.
▶️ 望(바랄 망/보름 망)은 ❶상형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盳(망)과 통자(通字)이다. 기지개를 켠 사람 위에 강조한 눈의 모양을 본떠 멀리 바라보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는 (형성문자) 臣(신; 내려다 보는 일)과 壬(정; 사람이 바로 서다, 바로 자라는 일)로 이루어진 글자 망(臣+壬)은 높은 곳에서 훨씬 먼 곳을 바로 바라보는 일, 朢(망)은 달이 해와 멀리 마주 보는 만월(滿月) 때, 望(망)은 같은 글자이나 발음을 똑똑히 나타내는 亡(망)을 글자의 부분으로 삼은 것이다. 나중에 朢(망)은 만월, 望(망)은 바라보는 일이라고 나누어 생각하였다. ❷상형문자로 望자는 '바라다'나 '기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望자는 亡(망할 망)자와 月(달 월)자, 壬(천간 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人(사람 인)자에 目(눈 목)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엇을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망보다'나 '엿보다'였다. 후에 의미가 확대되면서 '바라다'나 '기대하다', '바라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글자도 크게 바뀌었는데, 금문에서는 人자가 壬자가 되었고 月자와 亡자가 더해졌다. 여기서 亡자는 발음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望(망)은 (1)상대편의 동태를 미리 알기 위해 먼빛으로 동정(動靜)을 살피는 일 (2)명망(名望) (3)천망(薦望) (4)망(朢). 지구(地球)가 태양(太陽)과 달의 사이에 들어 셋이 거의 일직선 상에 있을 때의 달의 모양. 이때에 달 반구(지구 쪽을 향한) 전체가 햇빛으로 환하게 비침. 만월(滿月). 망월(望月) (5)음력(陰曆) 보름을 이르는 말. 망일(望)日) 등의 뜻으로 ①바라다, 기다리다 ②기대(期待)하다, 희망(希望)하다 ③그리워하다 ④바라보다 ⑤망(望)보다, 엿보다 ⑥원망(怨望)하다, 책망(責望)하다 ⑦보름, 음력(陰曆) 매월 15일 ⑧전망(展望), 풍경(風景) ⑨풍채(風采: 드러나 보이는 사람의 겉모양) ⑩명성(名聲), 명예(名譽) ⑪희망(希望), 소원(所願) ⑫부끄러워하는 모양 ⑬제사(祭祀)의 이름 ⑭천망(薦望: 벼슬아치를 윗자리에 천거하던 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랄 기(冀), 바랄 희(希), 원할 원(愿), 원할 원(願)이다. 용례로는 주위의 동정을 살피려고 세운 높은 대를 망루(望樓), 바라던 것 이상의 것을 망외(望外), 멀리 바라봄을 망견(望見), 고향을 그리고 생각함을 망향(望鄕), 달을 바라봄을 망월(望月), 멀리서 그 대상이 있는 쪽을 향하여 절함을 망배(望拜), 한 가지 소망을 이루고 나서 다시 그 밖의 것을 바란다는 말을 망촉(望蜀), 쉰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나이 마흔 하나를 일컫는 말을 망오(望五), 예순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나이 쉰 한 살을 일컫는 말을 망륙(望六), 여든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나이 일흔 한 살을 일컫는 말을 망팔(望八), 아흔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나이 여든 한 살을 일컫는 말을 망구(望九), 백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나이 아흔 한 살을 일컫는 말을 망백(望百), 멀리 바라봄 또는 앞날을 내다봄을 전망(展望), 앞일에 대하여 기대를 가지고 바람을 희망(希望),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낙심함을 실망(失望), 모든 기대를 저버리고 체념함을 절망(絶望), 바라는 바나 기대하는 바를 소망(所望), 남이 한 일을 억울하게 또는 못마땅하게 여겨 탓함을 원망(怨望), 원하고 바람 또는 그 원하는 바를 원망(願望), 널리 바라봄 또는 바라다 보이는 경치를 조망(眺望), 부러워함을 선망(羨望),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이 간절히 바람을 갈망(渴望),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잘 되기를 바라고 기대함을 촉망(屬望), 크게 무엇을 이루어 보겠다는 희망을 야망(野望), 열렬하게 바람을 열망(熱望), 허물을 들어 꾸짖음을 책망(責望), 어떠한 일이나 대상을 절실하게 여겨 원하거나 바라는 것을 요망(要望), 구름을 바라보며 그리워한다는 뜻으로 타향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를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망운지정(望雲之情), 넓은 바다를 보고 탄식한다는 뜻으로 남의 원대함에 감탄하고 나의 미흡함을 부끄러워 함을 이르는 말을 망양지탄(望洋之歎), 구름을 바라보며 그리워한다는 뜻으로 타향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를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망운지회(望雲之懷),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수레 덮개를 서로 바라본다는 뜻으로 앞뒤의 차가 서로 잇달아 왕래가 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관개상망(冠蓋相望) 등에 쓰인다.
▶️ 翼(날개 익)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깃 우(羽; 깃, 날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異(이, 익)로 이루어졌다. 날개의 뜻이다. 날기 위해서는 두 개의 날개가 서로 가세(加勢)해야 되므로, 전(轉)하여 돕다, 가세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翼자는 '날개'나 '지느러미'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翼자는 羽(깃 우)자와 異(다를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異자는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이, 익'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런데 翼자의 갑골문을 보면 새의 한쪽 날개깃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날개'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이다. 그러나 금문에서부터는 뜻과 발음을 전달하기 위해 異자와 羽자가 결합한 형태의 翼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翼(익)은 (1)군대(軍隊) 대형(隊形)의 좌우(左右) 양 끝 (2)익성(翼星) 등의 뜻으로 ①날개 ②지느러미 ③이튿날 ④솥귀, 솥의 손잡이 ⑤도움 ⑥처마(지붕이 도리 밖으로 내민 부분) ⑦배, 선박(船舶) ⑧법칙(法則), 법도(法度) ⑨정치적(政治的)인 파벌(派閥) ⑩진형(陣形)의 이름 ⑪빠른 모양 ⑫돕다 ⑬이루다 ⑭받들다 ⑮호위하다(護衛--) ⑯천거하다(薦擧--) ⑰아름답다, 성하다(盛--: 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⑱빼앗다 ⑲(몰아서)잡다 ⑳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깃 우(羽)이다. 용례로는 임금을 도와 천하를 다스림을 익량(翼亮), 비행기 날개의 좌우의 길이를 익폭(翼幅), 오른쪽 날개롲 오른편의 부대 또는 그 병사 또는 대열의 오른편을 우익(右翼), 새나 비행기 등의 왼쪽 날개 또는 급진주의나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좌익(左翼), 새의 날개 또는 윗사람을 도와서 일하는 사람을 우익(羽翼), 양쪽 날개를 쌍익(雙翼), 남을 거들어서 도와 줌을 부익(扶翼), 학의 날개를 학익(鶴翼), 꼬리날개로 비행기의 뒤쪽 날개를 미익(尾翼), 코끝의 좌우 양쪽 끝 부분을 비익(鼻翼), 새 날개처럼 올라간 처마를 옥익(屋翼), 협력하여 도움을 협익(協翼), 조상이 자손을 편안하게 도움을 연익(燕翼), 포탄이나 폭탄의 뒷부분에 달린 날개를 탄익(彈翼), 암컷과 수컷이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라서 짝을 짓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는 새로서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비익조(比翼鳥), 비익조와 연리지의 뜻으로 부부의 사이가 썩 화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연리비익(連理比翼), 암수가 각각 눈 하나에 날개가 하나씩이라서 짝을 짓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는 비익조와 한 나무의 가지가 다른 나무의 가지와 맞붙어서 서로 결이 통한 연리지라는 뜻으로 부부의 사이가 깊고 화목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비익연리(比翼連理), 새의 양 날개라는 뜻으로 꼭 필요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조지양익(鳥之兩翼), 붕새가 날개를 펴고 남명으로 날아가려고 한다는 뜻으로 큰 사업을 계획하고 웅비를 꾀함을 이르는 말을 도남지익(圖南之翼), 자손을 위하여 숨겨놓은 계책을 일컫는 말을 연익지모(燕翼之謀), 점점 높이 날아 하늘위까지 날 수 있는 큰기러기의 날개라는 뜻으로 점차 높은 자리에 오르는 유위한 재능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홍점지익(鴻漸之翼), 세심하고 조심성이 많다는 뜻으로 마음이 작고 약하여 작은 일에도 겁을 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소심익익(小心翼翼),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이 하늘로 비상하여 더 큰 일을 이룬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여호첨익(如虎添翼), 구만 리를 난다는 붕새가 남쪽을 향하여 날개를 편다는 뜻으로 대업 또는 원정을 계획함을 이르는 말을 도남붕익(圖南鵬翼)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