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6857454365
포크레인... 땅 파는 거 좋아한다...
배수구... 만든다...
2002년, 고성사에서는 화장실 보수공사를 위해
포크레인이 땅을 열심히 파고 있었다.
SSS+급 고려시대 유물 떴냐?
떴으니까 올리지ㅋㅋㅋㅋㅋㅋㅋ
헌데 얼씨구나, 땅을 파다 보니
고려 후기에 만들어진 불상이 나온 게 아닌가!
고고학계는 싱글벙글하며 불상을 꺼냈는데...
어?
어째서인지 샹크스가 되어 돌아오신 불상을 보고
고고학계는 잃어버린 팔을 찾으러 다녔다.
지랄마라... 인간... 포크레인 똑똑하다...
묻어버리기 전에 여물어라...
사람들은 발굴 중 팔이 떨어진 게 아닐까 의심했지만,
분석 결과 원래 팔이 떨어진 채로 묻혀 있었음이 드러났다.
즉 청동으로 만들어진 불상이 무슨 이유에서건 충격을 받아
팔이 뚝 떨어진 상태였던 것이다.
아냐 고쳐줘 고쳐달라고 으아아
이는 당시의 풍습과 관련되어 있다.
현재 남아있는 비슷한 시기의 불상들을 보면
몇백 년을 버텼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멀쩡한 편인데,
당시에는 불상이 파손되거나 자연적으로 훼손되면
그냥 사찰 근처 땅에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즉 지금 남아있는 불상들은 원래부터 불자강이다.
한 번만 파보자 진짜 딱 한 번만
이말인즉슨 오래된 절 주변을 다 뒤엎어 보면
묻었던 불상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뒤집어엎다가 발생할 경관 훼손이 더 클 테니
결코 쓸 수 없는 방법이다.
난 그냥 땅만 판다...
애초에 굴착기로 팠는데 살아남은 유물들이 신기한 거고,
보통은 포크레인에 눈이 달려있지 않은 이상 훼손된다.
그렇다고 사람이 조심조심 전국의 절 주변을 파보자니
그만한 뻘짓에 인력낭비가 어디 있겠는가?
새로운 중생에 두고 왔다...!
뭐, 어쨌든. 불상이 취하고 있는
건들건들 무서운 동네형st 자세를 윤왕좌라고 하는데,
이 불상은 윤왕좌 중 가장 크고, 조형적 완성도도 높다.
옷주름과 미소는 청동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밀하고 부드럽게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화재는 보통 손상이 있으면 가치가 떨어지지만,
문화재청은 오히려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을
대한민국 보물 제1841호로 지정할 때
'팔을 복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즉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오히려
불상에 담긴 역사를 더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참으로 특이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남 출신인 우민호 감독은, 전남 강진군에 있는 이 불상의
한쪽 팔밖에 없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그래서 불상 발견 12년 후인 2014년에 <내부자들>을 만들 때
손목을 빠지게 하는 장면을 넣음으로써 오마주를 했다네요.
물론 거짓말입니다. 심심해서 염병 좀 떨어봤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