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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나루 동작진

백성들의 원성을 담은 <한강 원가>

작성자조영희|작성시간17.05.12|조회수146 댓글 0


"강원도 뗏목 장수 뗏목 빼앗기고 울고 가고
 전라도 알곡 장수 통배 뺏기고 울고 가면
 삼개(마포) 객주 발 뻗고 운다네
 노들나루(노량진) 객주가 여인은 머리 잘라 파는구나"

강원도 뗏목 장수는 배디리 때문에 뗏목을 뺏기고

전라도에서 곡식을 싣고 올라온 쌀 장수는 배까지 빼앗겼다.

배들이 배다리에 묶여 있자 나루를 건너는 사람들이 없어 삼개 객주는 발 뻗고 울고

술집도 문을 닫아 주모가 머리카락을 잘라 연명한다는 노래 <한강원가>이다.

조선 후기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수원성 현륭원을 매년 두 차례씩 다녔다. 
이때마다 조정은 800여척의 크고 작은 한강의 배를 징발해 배다리를 만들었다. 
임금은 배 위에 소나무 판자를 깔고 행차하는 호사를 누렸다.

그러나 생업을 중단해야 하는 한강 주변 백성들의 원성은 컸다. 
그래서 나온 게 <한강원가>이다. 
당시 한강은 전국 각처의 물산이 운송되는 수상 교통의 요지였다.
호남·호서·황해도·평안도 등의 지방에서 조세로 받은 물품은 서해와 한강 하류를 통해

한양으로 운반되었다. 또 충북과 강원도의 조운은 한강 상류인 남한강·북한강을 통했다.

그 조운은 경상도의 조운도 낙동강에서 조령을 넘어 한강으로 다시 연결되었다.

배다리가 수로를 가로막고 있는 동안에는 한강의 수운이 두절되는 소동이 일어나곤 했다.

이 배다리와 관련해서는 연산군 때 백성들의 원성이 아주 높았던 것으로 전한다.

당시 나루터에서 벌어졌던 살벌하고 참혹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수광의 책 <한강이 말 걸다>를 통해서 이를 알아보도록 한다.

"한강에 있는 배를 모두 끌고 오너라!"

관리들이 나루터를 돌아다니면서 소리를 질렀다.

배다리를 한 번 건설될 때마다 배가 800척 씩 동원되었다.

"나리, 배를 끌고 가면 우리는 무엇으로 먹고 삽니까?"

선주와 나룻꾼들은 관리들이 배를 강제로 끌고 가자 당혹스러워했다.

"나라에서 명한 일을 거역할 셈이냐? 거역하는 자들은 모조리 잡아들일 것이다."

포졸들은 눈을 부릎뜨고 소리를 지르면서 배를 끌고 갔다.

거역하는 자나 배를 가지고 멀리 떠난 자들은 잡아들여 곤장을 때렸다.

마침내 용산과 노량진 한강변 일대에 약 800척의 배가 모여 들어 장관을 이루었다.

이수광의 책  <한강이 말 걸다>에서 배를 징발하는 관리들과 배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백성들의 모습을 살폈다.

배다리에 얽힌 이야기는 참으로 많다.

백성들의 삶과 직결된 그들의 슬픔과 아픔이 배어있는 사연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한강 배다리의 기록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1417년(태종 17년) 3월 26일자의 기록이다. 
이날 태종은 김우생을 사재감정에서 파직한다.

그 이유는 그가 감독해서 만든 마전포의 배다리가 견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전포는 지금의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있던 포구로서, 삼(麻)을 심은 밭이 많아 그런 이름으로 불렸다.
연산군이 폐출된 뒤 왕위에 오른 중종 대에는 한강의 배다리로 인한 작은 소동이 일어난 적이 있다.
 1528년(중종 23년) 9월 26일 중종은 “선릉에 참배하려 한 지 이미 오래 되었으나 근래 실농(失農)하였고 
배다리를 수축하는 데 폐단이 있으므로 오래 하지 못했다”며 배다리의 설치와 참배 등에 대해 대신들의 의견을 구했다.
여기서 배다리를 설치하는 폐단이라는 것은 아마 연산군 때의 일과 연관되어 있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그로부터 약 보름 후 중종은 어가를 타고 한강 배다리로 향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안개가 짙어서 어가를 선도하는 자가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종종이 탄 어가는 다른 길로 향하다 한참 만에 길을 잘못 든 것을 알고는 배다리가 있는 곳으로 다시 어가를 돌렸다. 
이 일로 인해 길을 잘못 안내한 관리들은 추문을 받아야 했다.
조선시대 때 한강에 배다리를 한 번 설치하려면 전국 각처에서 배를 끌어 모으고, 설치 기간만 해도 약 20일을 잡아야 했다. 
그러나 배다리에도 장점이 있었다. 필요할 때만 설치하고 바로 철거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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