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고사성어

사(士)

작성자장경식|작성시간18.05.10|조회수263 목록 댓글 0

()

 

: 선비 사(/0)

 

춘추전국시대부터 위진남북조시대, 즉 과거제도가 확립된 수(), () 시대 이전까지의 정치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의 전통적인 관리 계급인 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봉건시대였던 춘추전국시대의 통치 계급, 즉 귀족계급은 천자(天子), 제후(諸侯), 대부(大夫), ()의 네 계층이었다.

 

천자가 다스리는 지역을 천하(天下)라고 하는데, 혼자 다 다스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땅을 나누어 제후들을 봉한다. 이 제후의 땅을 국(), 혹은 방()이라 한다. 제후 역시 땅을 나누어 대부에게 주는데, 이것이 바로 대부의 봉토인 식읍(食邑)이나 채읍(采邑)으로서, 이를 가()라고 한다. 국가(國家)란 말은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는 같은 귀족이었지만 봉토 같은 것은 없고, 천자나 제후나 대부를 섬기며 그들을 위해, 혹은 그들을 도와 백성들을 다스리는 사람들을 말한다. 천자, 제후, 대부는 그 영토 혹은 봉토의 세수(稅收)를 자기 수입으로 하며, 작위도 세습된다. ()는 작위는 세습되었지만 봉토는 없었다.

 

그러므로 사()는 스스로 설 수 없고, 반드시 다른 사람의 쓰임을 받아야 했다. 쓰임을 받기 위해서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사()의 직업은 공부이다. 그리고 이들을 중국에서는 공부하는 사람이란 뜻을 가진 독서인(讀書人)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흔히 몸을 닦고, 집안을 바로잡은 다음, 국가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한다(혹은 평정한다)고 순차적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은 또 다른 관점의 해석에 의하면 바로 사()라는 계급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말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려면 먼저 사()부터 파악해야 한다.

 

천자, 제후, 대부가 자신의 영토 혹은 봉토를 가진 오너(owner)라면, ()는 이들 오너 밑에 들어가 일을 하는 전문경영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사()의 기본 책무는 이들을 대신하여 통치를 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인데, 이를 수신(修身)이라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려면 먼저 자신의 몸을 바르게 해야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수신이 이루어지면 각자의 능력에 따라 대부를 섬겨 가(, 식읍)를 관리하기도 하는데 이를 제가(齊家)라고 하고, 제후에게 출사하여 국()을 다스리기도 하는데 이를 치국(治國)이라고 하며, 천자에게 발탁되어 천하를 태평하게 하기도 하는데 이를 평천하(平天下)라고 한다.

 

()들은 일반적으로 먼저 대부를 섬겨 제가(齊家)하는 일을 하다가, 대부에게 능력이 검증되어 대부의 천거로 제후에게 발탁되어 치국(治國)을 하다가, 다시 제후의 추천에 힘입어 천자에게 발탁되어 평천하(平天下)를 하는 식의 단계를 밟는다. 이것이 바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인 것이다.

 

이의 대표적인 사람들이 바로 춘추전국시대의 전문경영인 인물들, 즉 그 시대를 주름잡았던 제자백가 사상가들과 세객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가(齊家)에서 영원히 머무르는데, 예를 들면 모수자천(毛遂自薦)이라는 성어의 주인공인 모수를 위시한 대부분의 식객들이 그런 경우이다.

 

제가(齊家)를 하다가 발탁되어 치국(治國)을 한 대표적인 사람으로 전국시대 조나라의 인상여(藺相如), 경우는 약간 다르지만 상앙(商鞅), 범수(范睢) 등을 들 수 있고, 제가(齊家)를 하다가 발탁되어 평천하(平天下)를 한 대표적인 사람으로는 진시황의 명재상 이사(李斯)를 들 수 있다.

 

제가(齊家) 단계를 밟지 않고 바로 치국(治國)이나 평천하(平天下)의 단계로 수직 상승한 사람으로는 전국시대의 소진(蘇秦)이나 장의(張儀)를 들 수 있다. 혹시라도 어느 세월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순서를 밟아 나갈 수 있겠느냐고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런데 통일 왕국 진() 왕조와 한() 왕조에 들어와 이들 사()의 지위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다. 춘추전국시대의 통치 계급, 즉 귀족의 말석을 차지했던 사()가 귀족 계층에서 탈락하여 서민 계층의 수석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서민 계급 순위이다.

 

일천하 다국가(一天下多國家), 즉 하나의 천하에 여러 국가로 이루어졌던 봉건제도가 일천하 일국가(一天下一國家)의 군현제(郡縣制; 중앙집권제)로 바뀌면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현상이다.

 

이들 사()들은 전국이 전란에 휩싸였던 춘추전국시대에는 주로 유세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고 발탁이 되었는데, 이효치천하(以孝治天下), 즉 효로써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표방한 통일 제국 한 왕조에 와서는 찰거제(察擧制)를 통해 발탁이 되었다.

 

찰거제(察擧制)란 지방의 수령들이 유능한 인재를 살펴() 추천하는() 제도로, 이에는 효렴(孝廉)과 수재(秀才)가 있다. 효렴은 효자와 청렴한 자를 천거하는 것이고, 수재는 유가의 경학(經學)에 정통하고 문장이 뛰어난 사람을 추천하는 것을 말한다(한나라는 효를 표방했기 때문에 황제들 시호에 효() 자가 붙어 있다. 효문제, 효경제, 효무제, 효혜제 등등).

 

이렇게 통치 계급이 된 사람들이 바로 사족(士族)들로서 세세손손 관작을 가지게 되었고, 하나의 큰 세력을 형성하게 되었다. 동한(東漢) 말년, 별로 내세울 문벌도 없었던 조조(曹操)가 중앙의 실세로 부상하면서 이 전통적인 사족 세력과의 갈등이 시작된다.

 

조조가 일단 난세를 평정한 다음 왕실을 회복시켜 주기를 기대했던 한 왕실의 전통적인 사족 계급과, 새로운 하늘을 열기 위해 전통적인 사족 세력을 배제하고 신흥 세력을 형성하기 위해 문벌은 없지만 재능이 있는 신진들을 등용했던 조조 사이에 갈등 국면이 조성된 것이다.

 

조조는 결국 사족 세력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하고 만다. 요즘으로 치자면 거대한 철밥통 공무원 조직과 공기업을 개혁하려다 벽에 부딪히고 만 것이라고나 할까?

 

조조의 뒤를 이어 위()나라를 세우고 황제가 된 조비(曹丕)는 사족 세력의 지지 없이는 정국을 풀어 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아버지의 개혁 노선을 버리고 다시 옛날로 회귀하여 이들 전통적인 사족 세력과 대규모 정치적 맞교환을 감행한다.

 

바로 자신이 한 왕조를 찬탈하고 황제가 되는 것과 사족 계급의 기득권을 인정해 주는 구품중정제(九品中正制)를 맞바꾸는 것이었는데, 사족 계급들도 이미 한 왕실의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흥정에 동의를 한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구품중정제는 바로 전통적인 사족 계급들의 머리에서 나온 작품으로, 관직의 등급을 상중하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상중하로 구분하여 1품에서 9품까지의 품계를 붙여 그 관작에 맞게 대우하는 것을 말하는데, 인재 선발의 방법이 천거제(薦擧制)였기 때문에, 사족 세력들의 기득권을 인정해 주고 그들의 비혈연적 가족 관계를 강화시켜 주는 제도가 되고 말았다. 서로 은혜를 베풀고 서로 보답했기 때문이었다.

 

이 제도는 남조(南朝)의 송(), () 때 절정을 이루었다가 북조(北朝) 때 황제 권력의 강화로 점차 쇠퇴하였으며, ()나라 문제(文帝) 때에 폐지되고 과거제도로 대체되었다.

 

(선비 사)는 회의문자로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우치는 사람이라는 데서 선비를 뜻한다. 그래서 ()(1)장기에 있어서 궁을 지키기 위하여 궁밭에 붙이는 두 개의 말 (2)중국 주()나라 때 사민(四民)의 위이며 대부(大夫)의 밑에 처해 있던 신분 등의 뜻으로 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관리(官吏), 벼슬아치 사내, 남자(男子) 군사(軍士), 병사(兵士) , 직무(職務) 칭호(稱號)나 직업의 이름에 붙이는 말 군인(軍人)의 계급 벼슬의 이름 벼슬하다 일삼다, 종사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선비 유(), 선비 언()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장수 장(), 백성 민()이다. 용례로는 병사를 지휘하는 무관을 사관(士官), 선비의 아내 또는 남자와 여자를 사녀(士女), 선비의 힘 또는 병사의 힘을 사력(士力), 장교가 아닌 모든 졸병을 사병(士兵), 병사의 대오를 사오(士伍), 학식이 있되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를 사인(士人), 군사를 사졸(士卒), 군사의 기세 또는 선비의 기개를 사기(士氣), 선비로서 응당 지켜야 할 도의를 사도(士道), 선비들 사이의 논의를 사론(士論), 선비와 서민 또는 양반 계급의 사람을 사민(士民), 일반 백성을 사서(士庶), 선비의 풍습을 사습(士習), 문벌이 좋은 집안 또는 그 자손을 사족(士族), 학문을 연구하고 덕을 닦는 선비의 무리를 사류(士類), 군사와 말을 사마(士馬), 선비의 기풍을 사풍(士風), 양반을 일반 평민에 대하여 일컫는 말을 사대부(士大夫), 사회적 지위가 있으며 덕행이 높고 학문에 통달한 사람을 사군자(士君子), 교육이나 사회적인 지위가 있는 사람을 인사(人士), 하사관 아래의 군인을 병사(兵士), 절의가 있는 선비를 지사(志士),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성심껏 장렬하게 싸운 사람을 열사(烈士), 의리와 지조를 굳게 지키는 사람을 의사(義士), 기개와 골격이 굳센 사람을 장사(壯士), 세상을 피하여 조용히 살고 있는 선비를 은사(隱士), 학덕이 있고 행실이 선비처럼 어진 여자를 여사(女士), 의욕이나 자신감이 충만하여 굽힐 줄 모르는 씩씩한 기세를 떨쳐 일으킴을 사기진작(士氣振作),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음을 사기충천(士氣衝天) 등에 쓰인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