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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작성자장경식|작성시간18.05.17|조회수1,588 목록 댓글 0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뜻으로, 덕이 있으면 반드시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말이다.

德 : 큰 덕(彳/12)
不 : 아닐 불(一/3)
孤 : 외로울 고(子/5)
必 : 반드시 필(心/1)
有 : 있을 유(月/2)
隣 : 이웃 린(阝/12)

(유의어)
덕필유린(德必有隣)

(상대어)
수청무대어(水淸無大魚)

출전 : 논어(論語) 이인편(里人篇)


같은 무리들이 함께 어울리는 유유상종(類類相從)처럼 덕을 갖춘 사람에게는 반드시 그와 비슷한 유덕(有德)한 사람들이 따른다는 것을 말한다.

중국 유교(儒敎)의 근본 문헌으로 공자(孔子)가 지은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서 유래한 성어이다. 공자는 '덕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고 말하였다(子曰: 德不孤, 必有隣).

덕을 갖추거나 덕망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게 마련이라는 말이다. 덕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을 평온하고 화목한 덕의 길로 인도해 주면서 그 길을 함께 나아가므로 외롭지 않은 것이다.

너그러운 아량으로 매우 좋은 일을 하는 덕스러운 사람은 때로는 고립하여 외로운 순간이 있을지라도 반드시 함께 참여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으로, 덕을 쌓는데 정진하라는 공자의 말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여러 구절에 나오고 '좋은 이웃은 큰 축복이고 나쁜 이웃은 큰 불행'이란 서양 격언도 있다. '이웃 사람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이웃사촌은 우리의 금언이다.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을 더 얹어 이웃을 산다'는 백만매택 천만매린(百萬買宅 千萬買隣)은 비유를 통해 이웃의 가치를 잘 표현했다.

그러나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은 천만금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이웃을 얻을 수가 있으니 가장 좋은 방법이겠다.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은 남의 질시를 받아 한때 고립될 수는 있어도 결국 정성이 통해 동참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뜻을 지녔다.

이처럼 짧지만 많은 뜻을 포함해 유명한 이 성어는 논어(論語)의 이인(里人)편에 실렸다. 제일 첫머리에 나오는, '마음이 어진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것이 좋다. 그러한 곳을 골라 살지 못한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말할 수가 있겠는가(里人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여기에서 이름을 따온 이 편엔 인덕에 관한 내용이 수록돼 있다. 마을까지 어진 사람이 사는 곳을 고르는데 덕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을 모이게 하여 평온하고 화목한 덕의 길로 인도해 주면서 그 길을 함께 나아가므로 외롭지 않은 것이다.

공자(孔子)의 이 말은 주역(周易)에 나오는 논리를 더 심화시킨 것이라 한다. 문언(文言)에 나오는, '군자는 공경으로써 마음을 바르게 하고 의로움으로써 외모를 반듯하게 한다. 공경과 의로움이 섰으니 덕은 외롭지 않다'는 구절이다.
君子敬以直內 義以方外.
敬義立而德不孤.

주역이 개인적인 덕성 함양에 초점을 맞춘데 비해 공자는 더 사회적으로 효용의 범위를 넓혔다. 여기에 지칭하는 이웃은 물론 꼭 이웃 사람이 아닌 따르는 사람임은 말할 것도 없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관상은 심상만 못하고, 심상은 덕상만 못하다

子曰, 德不孤 必有隣
덕(德)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 또는 이웃이 생긴다는 뜻이다. 잘 알려져 있는 글이고 별로 어렵지 않은 글이다.

백범 선생이 평소 자주 인용한 글 중에 '상호불여신호(相好不如身好)'라는 글이 있다. 얼굴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미모보다는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백범 자신이 스스로를 미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보다고 이 글을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건강(身好)은 실생활에 있어서 미모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더구나 백범처럼 풍찬노숙(風餐露宿)하지 않을 수 없었던 독립운동가로서는 더욱 그러하였으리라고 짐작된다.

백범의 이 구절에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를 추가한 사람이 있다. 오래전에 읽은 글이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신체가 건강한 것보다는 마음 좋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루쉰(魯迅)이 의사 되기를 포기하고 문학으로 진로를 바꾼 이유가 그렇다. 일본 유학 시절에 루쉰은 건장한 중국 청년이 러시아의 첩자라는 혐의를 받고 일본인들에게 뭇매를 맞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러일전쟁 당시의 일이었다. 건장하지만 우매한 조국 청년의 모습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의사의 길을 포기하였다. 우매한 대중의 각성이 더욱 시급한 중국의 과제라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그의 삶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무쇠 방에 갇혀 죽어가면서도 그것을 모르고 있는' 중국인의 각성을 위하여 치열한 일생을 살아간다.

루쉰의 경우는 심(心)의 의미를 각성과 의식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지만 심호(心好)를 각성이나 의식의 의미로 읽지 않고 '마음씨' 또는 '인간성'의 의미로 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건강보다는 마음씨가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미모의 기준을 외적인 형식미에 둘 경우 사흘이 안 간다는 말이 있다. '변화 그 자체'에 몰두하는 오늘의 상품미학에서 형식미는 더욱 덧없는 것이다.

백범을 넘어서 그리고 루쉰을 넘어서서 이 마음의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마음(心) 좋다는 것은 마음이 착하다는 뜻이다. 착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안다는 뜻이다.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자기가 맺고 있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착하다는 것은 이처럼 관계에 대한 배려를 감성적 차원에서 완성해 놓고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머리로 이해하거나 좌우명으로 걸어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무의식 속에 녹아들어 있는 그러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에 한 구절을 더 추가하고 싶다. '심호불여덕호(心好不如德好)'가 그것이다. '마음 좋은 것이 덕(德) 좋은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덕의 의미는 '논어'의 이 구절에 나와 있는 그대로이다. '이웃(隣)'이다. 이웃이란 그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이다.

심(心)이 개인으로서의 인간성과 품성의 의미라면 덕은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에 무게를 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마음이 좋으면 그 사람의 인간관계도 좋아지고 넓어진다.

그리고 심호(心好)는 '착하다'는 뜻이고 착하다는 것은 자기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를 소중히 하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심(心)과 덕(德)을 일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이 경우 덕은 당연히 인간관계에 무게를 두는 사회적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게 마련이다(德不孤 必有隣).' 이 구절은 사람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구절이다.

옛말에 쉰 살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은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때까지 그가 맺어온 인간관계가 안전망이 되어 그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삶의 내용 자체를 인간적이고 덕성스럽게 영위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복지 문제를 삶의 문제로 포용해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령공편(衛靈公篇)에, '군자는 도(道)를 추구할 따름이며 결코 식(食)이나 빈(貧)을 걱정하지 않는다(君子謀道不謀食, 君子憂道不憂貧)'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청빈(淸貧)의 예찬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이야기이며 나아가 사람과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혁기의 수많은 실천가들이 한결같이 경구(驚句)로 삼았던 금언이 있다. '낯선 거리의 임자 없는 시체가 되지 마라'는 것이다.

운동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민중과의 접촉 국면을 확대하는 것, 그 과정을 민주적으로 이끌어가는 것 그리고 주민과의 정치 목적에 대한 합의를 모든 실천의 바탕으로 삼는 것, 이러한 것들이 모두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의 원리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인간관계로서의 덕이 사업 수행에 뛰어난 방법론으로서 검증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자체가 삶이며 가치이기 때문에 귀중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관상은 심상만 못하고, 심상은 덕상만 못하다.

相好不如身好
얼굴 좋은 것이 몸 건강한 것만 못하고,

身好不如心好
몸 건강한 것이 마음 착한 것만 못하고,

心好不如德好
마음이 착한 것이 덕성 훌륭한 것만 못하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알아주는 사람이 이웃이 되어준다.

이 말은 시진핑이 '중.일 우호교류대회 연설' 때 '논어' 이인편에서 따왔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은 공자의 덕행수양 긍정과 도덕의 감화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시진핑은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에 내재한 풍부한 철학사상, 인문정신, 교화사상, 도덕이념 등은 도덕을 선양하는 데 유익한 깨달음을 준다고 보고 있다.

시진핑은 각급 지도간부들에게 위신을 세우고 이미지를 지키며 공신력을 높이는 관건은 도덕수양을 강화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도덕에 입각해 나라를 다스리면, 마치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북극성을 모든 별들이 떠받치고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온 백성이 따른다'는 이치다.

해서 도덕을 굳게 지키고 인격을 수련하여 덕으로 사람을 복종하게하고 의로움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면 천하귀인天下歸仁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세상은 넓다. 온갖 사물은 다르고,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세상을 이룬다(物以類聚 人以群分). 즉, 사물마다 각기 유사한 것들이 모여 생존하고, 사람들도 다양한 민족들이 나뉘어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간다. 때문에 인간사회의 분쟁과 갈등은 각기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필연적 결과다.

공자는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 구한다. 그러므로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따르는 부류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진핑은 지도간부의 도덕적 감화력은 능히 권력을 군중심리와 동일시하는 궤도 위에서 사용할 수 있고, 군중 간에 보이지 않는 담장을 헐어버릴 수 있으며, 군중들의 자발적인 옹호와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고 여긴다.

이처럼 간부가 도덕적 권위를 세워 인민의 신임을 끌어올리면 좋은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것이 바로 '그러므로 인군이 덕을 닦는 것을 최고로 치면 만백성들의 마음이 돌아오고 사방의 오랑캐를 교화해 천하가 한 가족을 이루게 된다(故人君修德于上, 則萬性歸心, 四夷向化. 而天下爲一家))'는 말과 같다는 것이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子曰: 德不孤, 必有隣.
공자가 말했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알아주는 사람이 이웃이 되어준다.'

공자는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따르기 때문에 외로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희는 '논어집주'에서 '이웃은 친구와 같다. 덕은 고립되지 않고 반드시 비슷한 사람이 응대한다. 그러므로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비슷한 사람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웃에 사는 것과 같다(隣, 猶親也. 德不孤立, 必以類應. 故有德者必有其類從之, 如居之有隣也.)'고 풀이했다.

공자는 '덕으로 백성을 이끄는 것(道之以德)'을 강조했다. 이렇게 볼 때 덕이 있는 사람은 뭇사람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스스로 덕이 있는 사람의 주변에 모인다.

사람들이 친구와 사귈 때 자신과 성격이 비슷하고 인품과 덕성이 서로 근사한 사람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공자는 '지향하는 도가 다르면 서로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道不同, 不相爲謀)'고 했다.

주역 계사(繫辭) 상편에, '지역이 다르면 생존하는 동식물이 다르고, 그 다양한 종들이 각기 다른 세상을 이룬다(方以類聚, 物以群分)'고 했고,

주역 건괘(乾卦)에도,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 구한다(同聲相應, 同氣相求)'고 말했다.

그러므로 대대례기(大戴禮記) 증자입사(曾子立事) 편은 '군자의 의(義)는 변하지 않고 착하면 이웃이 있다(君子義則有常, 善則有隣)'고 했다.

인복(人福)은 인덕에서 나온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복을 탓한다. 주변사람을 원망하기도 한다. 귀인과 은인이 없는 신세를 탓한다.

위기는 사람을 통해 오지만, 사람을 통해야 풀린다. 인복은 인덕과 통한다. 인복은 인덕이란 선(善)투자가 선행돼야 비로소 결실을 맺는다. 리더의 매력은 용모나 실력보다 실수에 대한 관용에서 우러난다.

알고 보면 역사적 영웅들도 뒤통수를 맞는 크고 작은 배신을 당해 통한의 굵은 눈물을 흘렸다. 주먹을 부르쥐었다. '아니, 믿었던 너 마저'하며 가슴을 쥐어뜯었다.

'의심하는 사람은 쓰지 말고,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말은 쉽지만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 의심나는 사람을 써야 할 때도 있고, 쓴 사람을 의심해야 할 때가 비일비재하다.

친구와 적을 구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많다. 조심은 해야 하지만 100퍼센트 방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물속은 모른다'는 말이 왜 있겠는가.

사람은 고쳐 쓰는게 아니라 골라 쓰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리더의 인덕은 사람을 고치게도 한다. 리더의 악덕은 고른 사람도 배반하게도 한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란 말이 있다. 덕있는 자는 반드시 이웃이 있어 외롭지 않다는 뜻이다. 덕(德)이란 도덕군자의 내적 수양이란 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관용, 수용, 포용의 나눔과 베풂의 행동이다. 리더에겐 실력보다 매력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그 매력의 원천은 결국 인덕이다. 리더의 인덕이란 상대의 실수를 품어주고 안아주는 것이다. 그래야 동지를 만들 수 있다. 실수와 약점을 견뎌주고 품어준 데서, 상대의 위기를 구해준 데서 리더의 인덕은 쌓인다.

평상시엔 보이지 않더라도 위기 시에 힘을 발한다. 목숨이 경각에 달했을 때, 어디선가 홀연히 흙바람을 일으키며 나타나 생명을 구해주는 역사속 이야기는 그것에 대한 고도의 비유가 아닐까.

○ 초장왕, 자신의 애첩을 희롱한 장수에게 한 대응책은?

중국 초(楚)나라 장왕(莊王)역시 리더의 그릇 크기에서 뒤지지 않는 인물이다. 절영지연(絶纓之宴)의 고사는 그의 관용을 보여준다.

초장왕(楚莊王)이 전쟁을 벌이러 나간 사이, 당시 최고의 세력이었던 약오씨(若敖氏)의 수장 투월도가 내란을 일으켰다. 이를 진압한 것을 축하하고자, 초장왕은 적확히 말해 왕권의 족권에 대한 승리를 축하하는 '태평연' 연회를 종일 베풀었다.

이번 잔치는 단지 한번 전쟁의 승리를 넘어 그간 흔들리던 왕권의 안정을 자축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그래서 왕의 애첩까지 잔치에 참여, 몸소 술을 따르게 했다.

밤은 깊어지고 주흥도 갈수록 도도해졌다. 공교롭게도 바람이 불어 궁전을 밝히는 촛불들이 꺼졌을 때 갑자기 왕의 애첩이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웬 장수가 자신의 몸을 더듬었기에 임기응변 기지를 발휘해 그의 갓끈을 뜯었으니 촛불을 밝혀 누군지 찾아달라고 말한다.

초장왕은 촛불을 밝혀 범인을 색출하려 하기는커녕, 장수들에게 모두 갓끈을 끊으라고 명령한다. 신하들에게 '오늘은 과인과 함께 마시는 날이니, 갓끈을 끊어버리지 않는 자는 이 자리를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겠다(今日與寡人飮, 不絶冠纓者不歡)'고까지 말하였다. 이에 신하들이 모두 갓끈을 끊어버리고 여흥을 다한 뒤 연회를 무사히 마쳤다.

이에 항의하는 애첩 허희에게 초장왕은 '옛 말에 임금이 신하와 술을 마실 때는 낮에 마시는 것이고, 술을 3잔 이상 넘기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했소, 오늘은 밤새도록 마신 것은 내가 먼저 예를 어긴 것이니 과인의 뜻을 따라주시오'하고 설득했다고 한다.

오늘날 미투, 성희롱의 관점에서 문제제기의 소지는 있으나, 당대의 맥락에서 보면 파격적 관용이라 할 수 있다. 사형에 처해도 될 만한 죄목인데 이를 포용, 눈감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 같은 포용은 훈훈한 결말을 낳는다. 나중에 초장왕이 정나라를 공격해 복병을 만나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 때 일이다. 한 장수가 정예병 100기를 이끌고 나타나 활로를 뚫어 장왕은 저항을 뚫고 진격할 수 있었다. 바로 당교라는 장수였다.

그에게 사생결단을 하고 활로를 뚫은 이유를 묻는다. 이때 당교는 그때 그 연회에서 갓끈을 뜯겼던 인물이 바로 자신이라며 그 은혜에 보답코자 한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초성왕의 넉넉한 인덕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윤색돼 나타난다. 그가 미나리김치에 거머리가 붙은 것을 알면서도 요리사의 안위를 염려해 아무 말없이 씹어 삼켰다는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 유방, 용모가 닮은 부하의 가짜유방 행세에 취한 대책은?

유방이 목숨이 경각에 달했을 때 일이다. 장수 기신은 자신이 가짜 유방행세를 할테니 대피하라고 대책을 올리고, 대신 죽을 것을 자청한다. 항우와 유방의 대결에서 초반전엔 항우가 절대우세였다.

유방이 식량 고갈로 성이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장수 기신은 '유방으로 위장하여 항우에게 거짓 항복하는 사이 진짜 유방은 성을 탈출하라'고 말한다.

그가 유방의 수레를 타고 나가 '성 안의 양식이 바닥나서 이제 항복한다'고 교란시켜 가짜 유방행세를 해 유인하는 사이, 진짜 유방은 다른 길로 도망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기신이 가짜 유방행세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둘의 용모가 닮았기 때문이었다.

관중과 항우가 세력대결을 벌일 때, 초회왕은 진나라 수도 함양에 제일 먼저 입성한 자를 관중 왕으로 삼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유방의 군대는 운 좋게도 항우에 앞서 도착했다. 그때 함양의 백성들이 유방과 비슷하게 생긴 기신을 착각, 지극 정성으로 접대했다.

기신은 사실을 밝히며 그걸 사양하긴 커녕 넙죽넙죽 받아먹으며 즐겼던 것. 유방은 이 사실을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았지만, 기신을 처벌하기는 커녕 '내 마누라는 건드리지 않기를 바라오'하고 웃으며 넘긴 적이 있었다. 사형에 처해도 될 기망 죄였음에도 용서하고 넘어간 관용이 리더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충성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위기를 함께 하는 동지애는 위기를 같이 해야 형성된다. 동맹의 강도는 비례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내 손을 잡아줄 사람은 내가 그간 손을 얼마나 잡아줬느냐에 비례한다. 나는 이를 부의의 법칙이라 표현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처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열명의 손을 잡아줬다고 해서 모두 그들이 손을 잡아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확률은 높아진다.

세상에서 가장 큰 복이 인복이라고도 한다. 인복은 기적이 아니라, 농사다. 뿌려야 결실을 거둔다. 물론 뿌린 대로 거두지는 못한다. 하지만 뿌리지 않으면 거둘 것도 없다. 인생의 성공, 위기극복은 박수갈채의 강도가 아니라 감사의 강도에서 비롯된다.

부하의 위기는 공적인 실수했을 때, 흔히 말해 '사고 쳤을 때' 최고조에 이른다. 당신은 상사로서 상황을 수습하느라 경황이 없을 것이다. 그 여파로 함께 덤터기를 쓸 수도 있고, 경력에 치명적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이때 부하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지 말라. 부하가 실수했을 때 한 번의 포용이 10번의 칭찬보다 힘을 발하고 충성심을 불러일으킨다. 관리자의 월급엔 부하의 실수책임 수당도 포함돼 있다고 자위하라.

칭찬보다 몇배 더 힘이 센 것이 실수에 대한 포용이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면 실수에 대한 포용은 호랑이를 춤추게 한다. 남들과 같이 하는 칭찬은 기억에 남지 않는 반면, 남들과 같이 하는 질책은 상처를 남긴다.

위기상황에서 리더가 실수한 부하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거나 함께 우왕좌왕하면 인재는 이직으로, 둔재는 나태로 보복할 것이다. 그 대신 위기를 감동을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 보라.

부하의 실수를 수습하고, 처리해줘라. 그것이 길길이 뛰며 야단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부하의 업무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사고를 수습하는 모습과 배려와 격려의 방식에서도 상사력은 발휘될 수 있다.

시세이도화장품의 사장을 지낸 마에다 신조는 좌절감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자기에게 큰 용기를 준 상사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적이 있다.

제가 직접 제안해 출범한 시세이도의 독자 브랜드가 판매 저조로 결국 본사로 소환됐습니다. 저로서는 충격이었습니다. 보직을 맡았지만 두 달가량 아무 것도 일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실직 상태였죠. 참다못해 회사를 그만두려 했을 때 한 상사가 전화를 걸어와 술 한 잔 하자고 하더군요. 그분은 같은 부서는 아니었지만 멀리서 저를 보시면서 '아, 저 친구가 이제 한계에 왔겠구나'고 판단하고 전화를 준 겁니다.

술자리에 가서 그만두려 한다는 말을 꺼내기 전, 그분이 먼저 '그만두면 안 돼'라고 말하더군요. '아, 이렇게 부하가 갖고 있는 고민을 자신의 일처럼 함께 고민해주는, 가슴이 따뜻한 상사가 계시는 곳에 더 있어야겠다'란 생각을 그때 했습니다. 적어도 회사에는 그런 상사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작은 실수에 노발대발 야단치거나 애면글면 머리 싸매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통크게 품어주라. 이미 자신의 실수를 알고 있는 직원에게 '그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더 큰 배움을 위한 수업료'라며 실패를 딛고 일어서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라.

모대기업의 L차장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지금 생각해도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당황스러운 실수를 저질렀는데, 당시에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실수를 빨리 이실직고하고 문제를 수습해야만 했다.

그의 직속 상사는 오히려 혼비백산한 그를 위로라도 하는 듯 '아, 직장생활 하다 보면 더 큰 실수도 할 텐데 뭐 그 정도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가'고 느긋하게 넘어가는 것 아닌가. 그의 그릇이 남달라 보이고 감사한 마음뿐이더란 이야기다.

스스로 자신의 실수를 너무나 분명히 자각하고 있는 직원의 상처에 소금을 비비지 말라. 차라리 머큐로크롬을 발라줄 때 그의 충성심과 성실함은 배가될 것이다.

꼭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니더라도 지금 주위에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고민하고 있는 부하는 없나 둘러보라. 그에게 조용히 데이트를 청하라.

그리고 북돋워줘라. '인생은 마라톤이고, 나 역시 한때 인생의 진도표가 마음처럼 쭉쭉 안 나가 좌절한 적이 있었다고. 때로 인생의 쉼표, 도돌이표는 숨고르기 위해서 필요한 법'이라고. 따뜻하게 건넨 당신의 이 한마디가 그의 마음을 되돌리고 사기를 높일 수 있다.

구성원이 힘들어할 때, 잘못했을 때 기댈 어깨와 손을 빌려줘라. 위기가 기회란 것은 거창한 전략에서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다. 구성원과의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실수를 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품어주고 기다려 주라. '네가 그럴 줄 알았어'하고 윽박지르기보다 '자네가 그럴 리없는데'의 한 마디가 기운을 준다.

신뢰할 정도의 동지를 갖는 인복은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 위기시 손을 뻗친, 실수를 품어주고 안아주는 인덕에서 나오는 법이다.

평상시에 자원이 풍부하고, 상황이 넉넉할 때 리더십은 권위와 품위만으로 유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위기시, 자원이 쪼달리고 상황이 팍팍할 때 리더십은 자리만으로, 권위만으로 유지하긴 힘들다.

관용과 포용의 '리더십의 온도'가 평소 예열돼있어야 가동이 가능하다. 리더십의 강도 못지 않게 중요한게 리더십의 온도다.


▶️ 德(큰 덕/덕 덕)은 ❶형성문자로 悳(덕)의 본자(本字), 徳(덕), 惪(덕)은 통자(通字), 㥀(덕), 恴(덕)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悳(덕)으로 이루어졌다. 悳(덕)은 바로 보다, 옳게 보는 일이고, 두인변(彳)部는 행동을 나타내고, 心(심)은 정신적인 사항임을 나타낸다. 그래서 德(덕)은 행실이 바른 일, 남이 보나 스스로 생각하나 바람직한 상태에 잘 부합하고 있는 일을 뜻한다. 본디 글자는 悳(덕)이었는데 나중에 德(덕)이 대신 쓰여졌다. ❷회의문자로 德자는 '은덕'이나 '선행'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德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直(곧을 직)자,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금문에 나온 德자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德자는 사람의 '행실이 바르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直자는 곧게 바라보는 눈빛을 그린 것이고 心자는 '곧은 마음가짐'이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길을 뜻하는 彳자가 있으니 德자는 '곧은 마음으로 길을 걷는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길'이란 우리의 '삶'이나 '인생'을 비유한 것이다. 그러니 德자는 곧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德(덕)은 (1)공정하고 포용성 있는 마음이나 품성(品性) (2)도덕적(道德的) 이상(理想) 또는 법칙(法則)에 좇아 확실히 의지(意志)를 결정할 수 있는 인격적(人格的) 능력(能力). 의무적(義務的) 선(善) 행위를 선택(選擇), 실행(實行)하는 습관(習慣). 윤리학(倫理學) 상 가장 중요한 개념의 하나임 (3)덕분 (4)어떤 유리한 결과를 낳게 하는 원인(原因) (5)공덕(功德) 등의 뜻으로 ①크다 ②(덕으로)여기다 ③(덕을)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④고맙게 생각하다 ⑤오르다, 타다 ⑥덕(德), 도덕(道德) ⑦은덕(恩德) ⑧복(福), 행복(幸福) ⑨은혜(恩惠) ⑩선행(善行) ⑪행위(行爲), 절조(節操: 절개와 지조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⑫능력(能力), 작용(作用) ⑬가르침 ⑭어진 이, 현자(賢者) ⑮정의(正義) ⑯목성(木星: 별의 이름) ⑰주역(周易) 건괘(乾卦)의 상,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태(太)이다. 용례로는 덕이 높고 인망이 있음을 덕망(德望), 어질고 너그러운 행실을 덕행(德行), 덕행과 선행을 덕선(德善), 좋은 평판을 덕용(德容),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사귀는 벗을 덕우(德友), 덕행으로써 교화함을 덕화(德化), 덕이 두터움을 덕후(德厚), 덕의를 갖춘 본성을 덕성(德性), 덕으로 다스림을 덕치(德治), 잘 되라고 비는 말을 덕담(德談), 남에게 미치는 은덕의 혜택을 덕택(德澤), 어질고 너그러운 마음씨를 덕량(德量), 도리에 닿은 착한 말을 덕음(德音),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道德), 아름다운 덕성을 미덕(美德), 여러 사람을 위하여 착한 일을 많이 한 힘을 공덕(功德),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사람이 갖춘 덕 또는 사귀어 서로 도움을 받는 복을 인덕(人德), 아름다운 덕행을 휴덕(休德), 이랬다저랬다 변하기를 잘하는 성질이나 태도를 변덕(變德), 착하고 바른 덕행을 선덕(善德), 항상 덕을 가지고 세상일을 행하면 자연스럽게 이름도 서게 됨을 이르는 말을 덕건명립(德建名立), 덕행이 높고 인망이 두터움을 일컫는 말을 덕륭망존(德隆望尊), 덕을 닦는 데는 일정한 스승이 없다는 뜻으로 마주치는 환경이나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수행에 도움이 됨을 이르는 말을 덕무상사(德無常師), 사람이 살아가는 데 덕이 뿌리가 되고 재물은 사소한 부분이라는 말을 덕본재말(德本財末), 덕이 있는 사람은 덕으로 다른 사람을 감화시켜 따르게 하므로 결코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불고(德不孤),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좋은 행실은 서로 권장하라는 말을 덕업상권(德業相勸), 덕망이 높아 세상 사람의 사표가 된다는 말을 덕위인표(德爲人表),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孤(외로울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아들 자(子; 어린 아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적다는 뜻을 가진 瓜(과, 고)로 이루어졌다. 아버지를 여읜 의지할 곳 없는 아이, 고아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孤자는 ‘외롭다’나 ‘의지할 데가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孤자는 子(아들 자)자와 瓜(오이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瓜자는 덩굴줄기에 매달려 있는 열매를 그린 것이다. 孤자는 이렇게 열매가 덩그러니 매달려있는 모습을 그린 瓜자에 子자를 결합한 것으로 ‘외롭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열매가 홀로 매달려 있는 모습을 외롭고 고독한 아이와 연관시킨 것이다. 그래서 孤(고)는 (1)왕후(王侯) 자신(自身)의 겸칭(謙稱) (2)고려(高麗) 25대 충렬왕(忠烈王) 2년 이후 짐(朕)의 고친 이름 등의 뜻으로 ①외롭다, 의지할 데가 없다 ②떨어지다, 멀다 ③고아로 만들다 ④불쌍히 여겨 돌보다, 염려하다 ⑤버리다, 벌하다 ⑥저버리다, 배반하다 ⑦작다 ⑧고루(固陋)하고 무지하다 ⑨어리석다 ⑩고아(孤兒) ⑪나랏일을 하다 죽은 이의 자식(子息) ⑫늙어 자식(子息)이 없는 사람 ⑬벼슬의 이름 ⑭나, 왕후(王侯)의 겸칭(謙稱) ⑮단독(單獨) ⑯홀로, 하나, 외따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홑 단(單), 외로울 혈(孑), 홀로 독(獨)이다. 용례로는 홀로 의지할 데가 없음을 고개(孤介), 한 자루의 칼을 고검(孤劍), 멀리 보이는 하나의 빛을 고광(孤光), 번성하지 못하여 외로움을 고단(孤單), 외따로 있는 성을 고성(孤城), 부모없이 홀로 된 아이를 고아(孤兒), 외로운 나그네를 고객(孤客), 외딴 섬을 고도(孤島), 홀로 시름함을 고수(孤愁), 쓸쓸하고 외로움을 고적(孤寂), 홀로 잘 때의 외로운 베개를 고침(孤枕), 외롭고 쓸쓸한 생각을 고회(孤懷), 외롭고 가난하여 궁핍함을 고궁(孤窮), 주위에 마음을 함께 할 사람이 없어 혼자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는 상태를 고독(孤獨),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는 것을 고립(孤立), 보고 들은 것이 없어 하는 짓이 어울리지 않고 용렬함을 고루(孤陋), 일가 친척이나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사람이라는 고근약식(孤根弱植), 외로운 홀몸을 고독단신(孤獨單身), 고립되어 도움을 받을 데가 없음을 고립무원(孤立無援), 외롭고 의지할 데 없음을 고립무의(孤立無依),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형세를 고립지세(孤立之勢), 외딴 성이 해가 지려고 하는 곳에 있다는 고성낙일(孤城落日),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고장난명(孤掌難鳴) 등에 쓰인다.

▶️ 必(반드시 필)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八(팔; 나눔, 필)과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의 합자(合字)이다. 땅을 나눌 때 말뚝을 세워 경계를 분명히 하여 나눈다는 데서 반드시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必자는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必자는 心(마음 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심장’이나 ‘마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必자는 물을 퍼 담는 바가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必자를 보면 바가지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必자는 바가지나 두레박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柲(자루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必자는 心자에서 유래한 글자가 아니므로 글자를 쓰는 획의 순서도 다르다. 그래서 必(필)은 ①반드시, 틀림없이, 꼭 ②오로지 ③가벼이, 소홀히 ④기필하다, 이루어 내다 ⑤오로지, 전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없어서는 아니 됨을 필요(必要),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반드시 없으면 안 됨을 필수(必需),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필연이나 반드시를 필시(必是), 반드시 패함을 필패(必敗), 반드시 읽어야 함을 필독(必讀), 장차 반드시 이름이나 필연적으로 그렇게 됨을 필지(必至), 반드시 죽임 또는 그런 마음가짐을 필살(必殺), 꼭 얻음 또는 꼭 자기의 물건이 됨을 필득(必得), 필요하게 씀을 필용(必用), 반드시나 틀림없이 꼭을 필위(必爲), 꼭 그리 됨을 필정(必定), 반드시 명중함을 필중(必中), 반드시 앎을 필지(必知), 우편물 따위가 정해진 기일까지 틀림없이 도착함을 필착(必着), 꼭 이루기를 기약함을 기필(期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 또는 어찌하여 반드시를 하필(何必), 필요가 없음을 불필(不必), 생각하건대 반드시를 상필(想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을 해필(奚必), 틀림 없이 꼭 망하고야 맒을 필망내이(必亡乃已),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필유곡절(必有曲折), 품은 원망을 반드시 풀어 없애고자 애씀을 필욕감심(必欲甘心),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필사즉생(必死則生), 결코 이러할 이치가 없음을 필무시리(必無是理), 삼십 년 뒤에는 반드시 인仁이 된다는 필세이후인(必世而後仁)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미증유(未曾有),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계란유골(鷄卵有骨),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소중유검(笑中有劍),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유구무언(有口無言) 등에 쓰인다.

▶️ 隣(이웃 린/인)은 ❶형성문자로 鄰(린)은 본자(本字), 邻(린)은 간자(簡字), 厸(린)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나란히 잇닿는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粦(린)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隣자는 ‘이웃’이나 ‘인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隣자는 阜(阝:언덕 부)자와 粦(도깨비불 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粦자는 불 아래로 어긋나 있는 발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발이 엇갈려 있는 모습을 그린 粦자에 阜자가 더해진 隣자는 이웃 간에 서로 왕래가 잦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隣자는 발이 엇갈려 있는 모습의 粦자를 응용해 서로 간의 왕래가 잦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隣(린/인)은 마을에서 나란히 잇닿은 것끼리란 뜻으로 ①이웃 ②이웃한 사람 ③보필(輔弼) ④수레의 소리 ⑤주대(周代)의 행정 구획의 이름 ⑥이웃하다 ⑦보필하다 ⑧근접(近接)한 ⑨이웃한 ⑩인접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거리 상으로 가까운 이웃을 인근(隣近), 이웃 집을 인가(隣家), 이웃 나라를 인국(隣國), 이웃과의 교제를 인교(隣交), 이웃하여 있는 군 또는 이웃 고을을 인군(隣郡), 이웃 동네를 인동(隣洞), 가까운 이웃 집 또는 가까운 이웃 사람들을 인보(隣保), 옆 자리 또는 옆 좌석을 인석(隣席), 이웃집 아이를 인아(隣兒), 이웃의 벗을 인우(隣友), 이웃 사람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정분을 인호(隣好), 이웃 사람을 인인(隣人), 이웃하고 있는 적국을 인적(隣敵), 이웃하여 닿은 땅을 인지(隣地), 이웃 마을을 인촌(隣村), 인접(隣接)한 땅의 경계를 인경(隣境), 이웃 사람 사이의 정의를 인의(隣誼),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먼 데 있는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는 말을 원족근린(遠族近隣), 덕으로써 이웃한다는 뜻으로 덕이 있으면 모두가 친할 수 있다는 말을 여덕위린(與德爲隣), 담을 사이에 한 가까운 이웃을 일컫는 말을 격장지린(隔墻之隣), 천리나 되는 먼 곳도 이웃과 같이 됨을 이르는 말을 천리비린(千里比隣), 큰 나라는 섬기고 이웃 나라와는 사귐을 일컫는 말을 사대교린(事大交隣), 이웃 나라와의 친선을 꾀하여 취하는 외교 정책을 일컫는 말을 선린외교(善隣外交), 이웃 나라 또는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며 잘 사귄다는 뜻으로 외교 상 이웃 나라와 우호 관계를 맺는 일을 일컫는 말을 선린우호(善隣友好)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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