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청정(點水蜻蜓)
잠자리가 물에 점을 찍고 스친다는 뜻으로, 인생의 봄날은 쉬 지나감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點 : 점 점(黑/5)
水 : 물 수(水/0)
蜻 : 잠자리 청(虫/8)
蜓 : 잠자리 정(虫/7)
두보(杜甫)의 곡강(曲江) 시 제4구는 '인생에 칠십은 옛날에도 드물었네(人生七十古來稀)'란 구절로 유명하다. 70세를 고희(古稀)라 하는 것이 이 구절에서 나왔다.
그는 퇴근 때마다 칠십도 못 살 인생을 슬퍼하며 봄옷을 저당잡혀 술이 거나해서야 귀가하곤 했다. 시의 5, 6구는 이렇다.
穿花蛺蝶深深見(천화협접심심견)
꽃 사이로 나비는 깊이깊이 보이고,
點水蜻蜓款款飛(점수청정관관비)
물 점찍는 잠자리 팔랑팔랑 나누나.
아름다운 봄날의 풍광을 절묘하게 포착했다. 거나해진 퇴근길에서 눈길을 주는 곳은 만발한 꽃밭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나비들, 잔잔한 수면 위로 꽁지를 살짝 꼬부려 점 하나를 톡 찍고 날아가는 잠자리들이다.
여기저기 들쑤석거리며 잠시도 가만 못 있고 부산스레 돌아다니는 그들은 봄날의 고운 풍광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았겠지. 그는 자꾸만 그들이 부러워서 그 꽁무니를 따라 꽃밭 사이와 수면 위를 기웃기웃하곤 했다.
송나라 때 유학자 정이(程頣)는 자신의 어록에서 나비와 잠자리를 노래한 위 두 구절을 두고 두보가 이런 쓸데없는 말을 도대체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댔다. 그 경치나 정감의 묘사에 교훈도 없고 세상에 보탬도 되지 않아 아무 영양가 없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꽃 사이를 이리저리 헤매는 나비나 수면 위로 경쾌하게 점을 찍는 잠자리가 도학의 입장, 실용의 안목에서 보면 확실히 쓸데없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가. 짧지 않은 인생을 건너가게 해주는 힘은 모두 이런 쓸데없는 데에서 나온다.
시(詩)가 밥을 주나. 떡을 주나. 예술이 배를 부르게 하는가. 하지만 인간은 개나 돼지가 아니니 밥 먹고 배불러 행복할 수는 없다. 인생이 푸짐해지고 세상이 아름다워지려면 지금보다 쓸데없는 말, 한가로운 일이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
쓸데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른데, 다들 영양가 있고 쓸데 있는 말만 하려다 보니 여기저기서 없어도 될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실용과 쓸모의 잣대만을 가지고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너무 쉽게 폐기해 왔다. 고희는 커녕 백세(百歲)도 드물지 않은 세상이다. 수명이 늘어난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 없다. 삶의 질이 뒷받침되지 않은 장수는 오히려 끔찍한 재앙에 가깝다.
올 한해는 좀 더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고, 봄날의 풍광을 더 천천히 기웃거리며 살아보리라 다짐을 둔다. 인생의 봄날은 쉬 지나고 말 테니까.
곡강시(曲江詩) / 두보(杜甫)
朝回日日典春衣(조회일일전춘의)
조회에서 돌아와 날마다 옷을 전당잡히고
每日江頭盡醉歸(매일강두진취귀)
매일을 강 어구에서 취하여 돌아온다
酒債尋常行處有(주채심상행처유)
술빚이야 늘 가는 곳마다 있지만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
사람이 칠십 살기 옛날부터 드물다네
穿花蛺蝶深深見(천화협접심심견)
꽃 사이 나는 나비는 보일 듯 말 듯 날고
點水蜻蜓款款飛(점수청정관관비)
물을 치고 나는 잠자리 천천히 날아다니네
傳語風光共流轉(전어풍광공류전)
만물은 함께 유전한다고 봄 풍광에 말 전하노니
暫時相賞莫相違(잠시상상막상위)
잠시 감상함을 방해하지 말거니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이 등장하여 과학의 발달에 따른 의료기술의 발전과 물질적 풍요를 실감하게 한 지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는 근육질의 몸매를 가진 70대 젊은이를 TV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바야흐로 인생 100세를 논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지만 필자가 어렸을 적만 해도 시골의 우리 동네에는 60세를 넘는 어른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환갑만 되어도 잔칫상을 푸짐하게 차려서 장수를 축하했다. 70세를 넘기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시절에 "'사람이 칠십 년을 사는 것은 예부터 드물었다'라는 뜻의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고희(古稀)'라는 말이 나와 그것이 70세를 가리키는 또 다른 말이 되었다"는 설명이 그런대로 일리 있게 들렸던 것이다.
지금은 '옛날에는 사람이 칠십을 사는 일이 드물었다'로 읽혀야 할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라는 말은 두보(杜甫)의 시 '곡강(曲江)' 2수 중 두 번째 수에서 나왔다.
함련(頷聯)과 경련(頸聯)은 정교한 대구(對句)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경련의 대구는 정말로 아름답다. 옛날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을 어쩌면 그렇게 예쁜 말로 그렇게 핍진하게 표현해내었는지 감탄을 금할 길 없다.
두보에게 시성(詩聖)이라는 미칭이 허투루 붙은 것이 아님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고희'라는 성어를 낳은 시에는 이렇게 멋진 대구도 들어 있다.
점수청정(點水蜻蜓)
잠자리가 꼬리로 수면에 댄다는 뜻으로, 일을 오래 지속하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갸름한 몸매에 날개를 펴 비상하는 곤충 잠자리는 어여쁜 여인에 자주 비유된다. 잘 차려입은 여자는 '잠자리 나는 듯하다'고 하고 '잠자리 날개 같다'고 하면 속이 비칠 만큼 매우 얇고 고움을 나타내는 말이다.
잠자리는 곁눈과 홑눈이 잘 발달하여 6m 앞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한자로 청령(蜻蛉)이나 청낭자(靑娘子), 또는 청정(蜻蜓)이라 하는데 유충이 물에 살기 때문에 물가 주변에 특히 많이 날면서 곤충을 잡아먹는다.
잠자리가 꼬리를 물속에 넣었다가 금방 날아오르는 모습을 청정점수(蜻蜓點水)라고 한다. 앞뒤를 바꾸어 쓴 점수청정(點水蜻蜓) 성어도 같은 뜻으로 유래도 동일하다.
중국에서 가장 시가 왕성했던 당(唐)나라에서 시선(詩仙) 이백(李白)과 함께 우뚝한 시성(詩聖) 두보(杜甫)는 시운을 잘못 타고나 벼슬자리에 등용되지 못했다.
안사(安史)의 난으로 어지러운 속에서 시름에 겨워 있을 때 장안(長安)의 한 연못을 노래한 시가 '곡강(曲江)'이다. 인생 칠십 고희(古稀)라는 말이 나오는 시로 유명한데 두 번째 수에 나온다.
酒債尋常行處有(주채심상항처유)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
몇 푼 안 되는 술빚은 가는 곳마다 있기 마련이지만, 인생살이 칠십년은 예부터 드물었네.
이 3, 4구의 바로 뒤에 수면 위로 분주히 날고 있는 잠자리가 등장한다.
穿花蛺蝶深深見(천화협접심심견)
點水蜻蜓款款飛(점수청정관관비)
꽃 사이로 호랑나비는 깊숙이 날아들고, 수면을 스치는 잠자리 떼 한가롭게 나는구나.
마음으로는 여유가 없었더라도 그림 같은 풍광을 노래한 이 시를 송(宋)의 유학자 정이(程頤)는 혹평한다. 경치의 묘사에 아무런 교훈이 없어 '이런 것은 아무 쓸모없는 언어(如此則閒言語)'라고 한 것이다.
우리 고전에는 그러나 제법 많이 인용된다. "물 위에 나는 잠자리 얇은 날개 푸르고.. 궁녀의 허리 같은 버들이 바람을 띠었다(點水蜻蜓綃翼綠.. 宮女腰輕柳帶風)"는 고려 이규보(李奎報)의 시구다.
조선 서거정(徐居正)은 "발 걷고 훈훈한 남풍 속에 종일 앉았노라니, 잠자리는 천천히 날고 나비는 깊이 보이네(簾捲南薰坐終日 蜻蜓款款蝶深深)"라 노래했다.
이처럼 그림 같은 연못 위의 잠자리 나는 모습이 사람마다 좋게 보이지는 않는 모양이다. "잠자리 부접대듯 한다"란 속담이 있듯 붙었다가 금방 떨어지는 것을 비유하여 일을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것을 빗대기도 하니 말이다.
한 가지 일에 꾸준히 몰두해서 성공시키는 것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에서 한 가지 일을 벌여놓고 마무리하지 않으면 실패로 간주한다.
옛날과 달리 산업의 중심이 자고나면 휙휙 바뀌는 오늘은 한 우물만 파는 고집이 시대에 뒤떨어질 수도 있으니 상황을 잘 살필 일이다.
▶️ 點(점 점, 시들 다)은 ❶형성문자로 奌(점, 다), 点(점, 다)은 통자(通字), 点(점, 다)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占(점)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일, 黑(흑)은 검은색의 뜻으로 點은 검고 작은 표, 틀린 글자 따위를 검게 칠하는 일, 또 더럽히는 일, 나중에 표를 하다, 불을 붙이다 따위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點자는 '점'이나 '얼룩', '불붙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點자는 黑(검을 흑)자와 占(점치다 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占자는 거북의 배딱지(腹甲)에 나온 점괘를 그린 것이다. 點자는 본래 ‘불붙이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아궁이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불쏘시개가 필요했었을 것이다. 그래서 點자에 쓰인 占자는 발음 외에도 불쏘시개 모양을 표현하고 있다. 點자는 때로는 '점'이나 '얼룩'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이는 재가 날려 얼룩이 묻거나 구멍이 났다는 뜻이다. 그래서 點(점, 다)은 (1)작고 둥글게 찍는 표 (2)사람의 살갗이나 짐승의 철 또는 피륙 따위에 있는 빛깔이 다른 둥근 얼룩 (3)유우클릿의 기하학(幾何學)에서 주어지는 기본 개념의 하나 길이, 너비, 두께도 없이 위치만 있는 것 (4)어느 속성이나 측면의 개별적인 부분이나 요소 등의 뜻으로 ①점(點: 작고 둥글게 찍은 표) ②흠, 얼룩 ③물방울 ④권점(圈點: 후보자의 이름 아래에 둥근 점을 찍던 일) ⑤측면(側面) ⑥시간(時間) 단위 ⑦점찍다 ⑧고치다 ⑨불 붙이다, 켜다 ⑩점철하다 ⑪지시하다 ⑫조사하다, 검사하다 ⑬징집하다, 징발하다 ⑭가리키다 ⑮끄덕거리다 ⑯따르다 ⑰더럽히다, 욕되다 ⑱떨어지다, 떨어뜨리다 ⑲붓다(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그리고 ⓐ풀잎이 시들다(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낱낱이 검사함을 점검(點檢), 점의 수효 또는 성적을 나타내는 숫자를 점수(點數), 낮에 끼니로 먹는 음식을 점심(點心), 여기저기 흩어진 것들이 서로 이어짐 또는 그것들을 이음을 점철(點綴), 등심지에 불을 켜 당김이나 등에 불을 켬을 점등(點燈), 불을 켬을 점화(點火), 시각장애자가 손가락으로 더듬어 읽게 만든 부호 글자를 점자(點字), 많은 점을 줄지어 찍어서 이루어진 선을 점선(點線), 등불을 켰다 껐다 함을 점멸(點滅), 명부에 일일이 점을 찍어 가면서 사람의 수효를 조사하는 일을 점고(點考), 여기저기 점점이 흩어져 있음을 점재(點在), 멀리 점점이 이룬 경치를 점경(點景), 평점을 붙임을 점부(點附), 하나씩 자세히 조사함을 점사(點査), 관심과 흥미가 집중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초점(焦點), 시간의 흐름 위의 어떤 한 점을 시점(時點), 비거나 허술한 부분을 허점(虛點), 서로 다투는 중요한 점을 쟁점(爭點), 곡선 또는 곡면과 접선과의 공유점을 접점(接點), 좋은 점으로 보다 뛰어난 점을 장점(長點), 사물을 관찰하거나 고찰할 때 그것을 보거나 생각하는 각도를 관점(觀點), 점수를 매김을 채점(採點), 가장 중요한 점을 요점(要點), 활동의 발판이 되는 점을 거점(據點), 처마의 빗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힘이라도 그것이 거듭되면 예상하지 못했던 큰 일을 해냄을 이르는 말을 점적천석(點滴穿石), 쇳덩이를 다루어 황금을 만든다는 뜻으로 나쁜 것을 고쳐서 좋은 것으로 만듦의 비유 또는 옛사람의 글을 활용하여 글을 지음을 이르는 말을 점철성금(點鐵成金), 푸른 잎 가운데 한 송이의 꽃이 피어 있다는 뜻으로 여럿 속에서 오직 하나 이채를 띠는 것 또는 많은 남자들 사이에 끼어 있는 오직 하나 뿐인 여자를 이르는 말을 홍일점(紅一點), 많은 여자 사이에 있는 한 사람의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청일점(靑一點), 뜨거운 불길 위에 한 점 눈을 뿌리면 순식간에 녹듯이 사욕이나 의혹이 일시에 꺼져 없어지고 마음이 탁 트여 맑음을 일컫는 말을 홍로점설(紅爐點雪), 용문 아래에 모인 물고기가 뛰어오르면 용이 되고, 오르지 못하면 이마에 상처만 입게 된다는 뜻으로 과거에 낙방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문점액(龍門點額), 장승요가 벽에 그린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은 즉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라는 뜻으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완성시키다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화룡점정(畵龍點睛), 글자의 점 하나와 획 하나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부분의 글이나 말 따위를 이르는 말을 일점일획(一點一劃), 문장이 썩 잘 되어서 한 점도 가필할 필요가 없을 만큼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문불가점(文不加點), 단 하나의 자기가 낳은 자식을 일컫는 말을 일점혈육(一點血肉) 등에 쓰인다.
▶️ 水(물 수)는 ❶상형문자로 氵(수)는 동자(同字)이다. 시냇물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물을 뜻한다. 본디 물 수(水)部는 시내의 뜻이었다. 부수로 쓸 때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水자는 ‘물’이나 ‘강물’, ‘액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水자는 시냇물 위로 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水자의 갑골문을 보면 시냇물 주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액체’나 ‘헤엄치다’, ‘범람하다’와 같이 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氵자나 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水(수)는 (1)오행(五行)의 하나. 방위(方位)로는 북쪽, 계절로는 겨울, 빛깔로는 검정을 나타냄 (2)수요일(水曜日)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물 ②강물 ③액체(液體), 물과 관련된 일 ④홍수(洪水), 수재(水災), 큰물(비가 많이 와서 강이나 개천에 갑자기 크게 불은 물) ⑤수성(水星: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 ⑥별자리의 이름 ⑦물을 적시다, 축이다 ⑧물을 긷다, 푸다 ⑨헤엄치다 ⑩물로써 공격하다 ⑪평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바다 명(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 산 악(岳), 뭍 륙/육(陸), 불 화(火),빌 공(空)이다. 용례로는 물 속에서 몸을 뜨게 하고 손발을 놀리며 다니는 짓을 수영(水泳), 축축한 물의 기운을 수분(水分), 물속에 잠김을 수몰(水沒), 물을 보내는 통로를 수로(水路), 물의 겉을 이루는 면을 수면(水面), 홍수로 인한 해를 수해(水害), 물에 의해 발생하는 힘을 수력(水力), 물의 깊이를 수심(水深), 저수지에 설치하여 수량을 조절하는 문을 수문(水門), 물의 양을 수량(水量), 물 속에서 자라는 풀을 수초(水草),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깊고 넓은 물에는 큰 고기가 깃듦을 수관어대(水寬魚大), 물이 흐르면 자연히 개천을 이룬다는 수도거성(水到渠成), 물이 흐르면 고기가 다닌다는 수도어행(水到魚行),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수류운공(水流雲空), 물이 빠져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수락석출(水落石出),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물과 불은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수화불통(水火不通),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 등에 쓰인다.
▶️ 蜻(잠자리 청)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靑(청)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蜻(청)은 잠자리, 귀뚜라미의 뜻이다. 용례에는 잠자리를 청정(蜻蜓), 잠자리를 청령(蜻蛉), 뿔잠자리를 각청령(角蜻蛉), 풀잠자리를 초청령(草蜻蛉), 왕잠자리과를 청정과(蜻蜓科), 잠자리과를 청령과(蜻蛉科) 등에 쓰인다.
▶️ 蜓(수궁 전, 잠자리 정)은 수궁(守宮; 도마뱀 비슷한 파충류), 그리고 잠자리(정), 털매미, 씽씽매미(정)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도마뱀붙이를 언정(蝘蜓), 잠자리를 청정(蜻蜓), 한 가지 일을 계속 하거나 한 곳에 계속 있거나 하지 않고 쉽게 바꾸거나 옮기거나 함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청정접낭(蜻蜓接囊)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