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C트레인, 드디어 빛을 보다
2002년, JR동일본에서는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로 완성해온 901계(지금의 209계)와 E231계의 후속기술시험 통근형전동차로서 E933계 AC트레인(현재 퇴역후 폐차)을 제작해, 운용시험을 실시하게 되었다. 당시 더블스킨판넬의 차체, 연접대차, 노출형 슬라이딩 방식의 출입문, DDM(직접구동모터)과 영구자석동기전동기, VIS시스템을 발전시킨 차내정보안내 시스템의 구축등 여러가지 연구와 기술축적을 토대로 2006년 3월 드디어 양산타입인 E331계 선행양산편성이 등장하게 되었다.
- E231계에 이은 차세대 기술들을 시험했던 E933계 "AC 트레인". 연접대차, DDM, 영구자석동기전동기, 돌출식 슬라이딩도어 등 여러가지 기술들을 시험하고 2006년 퇴역했다.
2. 통근전동차도 이제는 연접대차!
E331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통근전동차에 연접대차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연접대차를 사용함으로서 차체의 길이를 13미터(비 연접대차는 16미터)로 줄이고 14량으로 편성을 늘려 실제 길이는 기존 20미터차량과 비교했을때 약 10미터 정도 짧지만, 연결기간의 길이를 절약해 그만큼 빈공간의 활용능력을 늘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량당 3도어로 편성당 한쪽의 도어개수는 42개로 늘었다. 그만큼 차량의 혼잡도와 승차편의를 높일수가 있다. 흔히 연접대차의 구조가 다소 복잡하며 전체적인 크기가 클 것이라는 편견을 벗어던지듯 E331계의 연접대차는 링크암 방식으로 상당히 경량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E331계의 연접대차. KTX에서 보던 그 커다란 대차와는 달리 각 차체의 끝단에 에어스프링을 살짝 갖다 댄 것 같은 간단한 구조가 인상적이다.
3. 신기술이란 신기술은 다 들어갔다.
연접대차 이외에도 구동부에는 기어없이 직접 전동기를 구동하는 DDM(Direct Drive Motor)전동기가 채용되었다. 이는 VVVF의 전압,주파수 제어만으로도 전동기와 차축을 연결하는 기어의 역할을 하기때문에 기어를 사용하는것보다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전동기는 영구자석을 사용하는 동기전동기를 채용해 저소음화와 고효율화를 달성하고 있으며, 이는 TIMS의 발전형 AIMS차량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일괄적으로 제어된다. 팬터그래프는 더욱 경량화 되었으며 제어기기는 역시 순전기제동이 가능한 도시바의 2레벨 인버터를 채용했다.
- E331계의 팬터그래프. 노랑색으로 칠해놓은것이 인상적이다.
- E331계의 제어대. 마찬가지로 글래스콕핏이 적용되어 있다. AIMS는 후일 E233계에서도 어느정도 개량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주었다.
4. 실내도 신기술
실내에도 여러가지 신기술이 적용되었는데, 차의 길이가 14미터이기 때문에 3도어에 6열 시트를 적용하였으며 객실 창문의 크기가 20미터 차량에 비해 약간 작다. 각 선두차 부분에는 크로스시트가 배치되어 있는데, 이것은 롱시트-크로스시트의 전환이 가능한 2-Way시트가 적용되었다. 한편 객실 안내시스템은 VIS의 기능을 강화한 ATISS시스템을 채용해 실내의 LCD모니터로 역정보, 운행정보등을 송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 E331계의 실내. 롱시트는 6열로 되어있으며 크로스시트 부분은 혼잡시 돌려서 롱시트로 전환 할 수 있었다.
- E331계는 VIS 모니터 또한 갖추고 있었다. E233계 0번대 수준의 안내능력 이었는데 E233계에서는 모니터 크기를 늘려 개량하는데 성공했다.
- E331계에는 휠체어 승강용 받침대가 차안에 내장되어 있었다. 역직원이 받침대를 가져올 필요 없이 간단하게 펴서 사용이 가능.
5. 기술적 실패. 10년도 안되어 나가노의 이슬로.
E331계는 선행양산편성 단 한편성만이 존재하며 도입 후 1년간 시운전을 거친 후 2007년 3월 휴일한정으로 영업운행을 했으나 그것도 잠시, 여러가지 문제(원인은 DDM과 대차 하중의 문제였다고 한다)로 인해 오오미야 차량센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고. 결국 2007년 여름부터 2008년 가을까지는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점검과 개조를 반복, 2008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2010년 4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영업운행을 해 보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고 결국 2010년 7월부터 E223계 5000번대가 대량 도입되며 205계와 201계를 모두 쫓아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양산은 계획되지 않았다. 2011년 1월 이후로 시운전이나 영업운행 없이 마쿠하리 차량센터 구석에 유치되어 있다가 2014년 3월 결국 나가노로 보내져 폐차되어 철도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DDM의 경우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유지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갔고 14량의 연접대차 구조는 기존 10량편성의 차량과 비교했을때 승차위치가 달라져 고객 안내에 문제가 있고 승차정원이나 혼잡도 면에서도 불리했다. 영구자석 동기전동기는 그나마 기술적 성과가 있어 도쿄메트로 등에서 채용하였지만 그 외에는 메리트가 없었고 양산되지 않은 관계로 달랑 한편성에 대한 유지보수에는 문제가 있어 결국 8년만에 형식소멸로 이어지게 되었다.
- 나가노로 회송되는 E331계의 충격적인(?) 모습. 녹슨 차체와 빛바랜 붉은 띄가 얼마나 관리를 안했는지를 알려준다.
Last Updated : 2014. 7. 23
글 : 송승학
사진 : 송승학, 鶴見線103系님,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