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오는 동안 숲은
융통성을 가르치는 듯 구불구불했다
꼼꼼히 숲을 뒤지던 풀도
쉬지 않고 뭔가를 속삭였다
나는 키를 낮춰 귀를 대진 않았마만
그 말을 들었고
새집이 내려다보이는 비탈에서 멈췄다
나무들은 여름 햇빛처럼 무성했고
나무마다 크고 작은 새집이
분화구처럼 숨을 쉬고 있었다
거기 서 있는 동안엔
까마득한 기억의 단층들도
열기를 뿜으며 들썩거렸다
[생의 빛살], 문학과지성사, 2010.
다음검색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숲은
융통성을 가르치는 듯 구불구불했다
꼼꼼히 숲을 뒤지던 풀도
쉬지 않고 뭔가를 속삭였다
나는 키를 낮춰 귀를 대진 않았마만
그 말을 들었고
새집이 내려다보이는 비탈에서 멈췄다
나무들은 여름 햇빛처럼 무성했고
나무마다 크고 작은 새집이
분화구처럼 숨을 쉬고 있었다
거기 서 있는 동안엔
까마득한 기억의 단층들도
열기를 뿜으며 들썩거렸다
[생의 빛살], 문학과지성사,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