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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회의 실상

북녘 사람들은 초코파이에 환장한다?

작성자정론직필|작성시간12.05.17|조회수1,466 목록 댓글 4

북녘 사람들은 초코파이에 환장한다?

<연재-시즌2> 김양희의 민족음식이야기 (3)

2012년 05월 17일 (목)


북녘의 음식을 주로 소개하겠다는 ‘시즌2’의 성격에는 맞지 않는 글일지 모르지만 음식이야기 연재를 잠시 중단하면서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쓰고 싶은 글이 있었습니다. 


바로 초코파이 문제입니다. 


얼마 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등 탈북자 단체 회원들이 오후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에서 초코파이를 담은 대형 풍선을 북으로 날려 보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 탈북자와 북한인권 관련 인사 50여명은 대형풍선 30개에 초코파이 150kg을 나눠 담고 대북 전단 1천여장을 매달아 날렸고 이날 행사는 북한자유주간(4월 마지막 주)을 맞아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행사의 하나로 진행됐다고 합니다. 


조선일보 2012년 3월 13일자도 북한 내 ‘한류’가 인기라고 하면서 초코파이에 관한 소식을 전합니다. 


‘초코파이’는 장마당에서 개당 0.5달러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하는 초코파이가 각지의 장마당에까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조선일보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인터뷰를 인용해 청진에 사는 주민도 “장마당에 가면 초코파이가 널려 있다”며 “남조선 상품이라면 팔거나 살 수 없다면서 눈에 불을 켜고 단속하는 장마당 보안원들도 초코파이 거래는 못 본 척 한다”고 말합니다. 


2011년 10월 19일자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북측 근로자들이 간식으로 지급되던 초코파이를 현금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해 입주기업들이 난처해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들이 북측 근로자들에게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지급해왔는데, 최근 일부 사업장의 북측 직장장이 초코파이를 현금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해온 사례가 있었다”며 “입주기업들이 난처해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입주기업들은 북측 근로자들이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가 되면 간식으로 라면을 주거나 초코파이를 1인당 2~3개씩 지급해 왔으나 최근에는 야근이 늘면서 하루에 지급되는 초코파이 숫자도 5~7개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 기사에서는 북측 근로자들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초코파이를 외면하고 현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북측 지역에서 더 이상 초코파이를 현금화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하며 개성공단의 ‘자본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초코파이에 대해 경계령을 내렸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기사만 보면 개성공단의 근로자들이 초코파이를 하나라도 더 받기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그나마도 물건 대신 현금으로 달라고 해 꼭 북측이 돈만 밝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시기 우리 언론에 소개된 기사 제목들도 ‘北, 초코파이에 정(情) 떨어졌나? 돈 더 달라는 이유는’(조선일보 2011년10월 19일), ‘초코파이 몇개 줘야하나’(2011년 11월 21일) ‘北, 초코파이는 이제 그만, ‘돈으로 내놔’’(2011년 10월 19일), ‘세계에서 정(情)받는 초코파이 북한에서는 외면’(2011년 10월 20일) 등으로 악의적으로만 보입니다. 


2009년 4월 23일자 조선일보는 ‘키 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반발, 북한이 개성 통행을 금지했을 때 개성공단 일부 입주업체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초코파이를 왜 안주냐는 ‘항의’를 벌였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는 북한 당국의 통행 차단으로 식자재가 제때 들어오지 못해 업체들이 남한에서 가져오던 초코파이도 배달이 끊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개성공단의 근로자들이 단 것을 못 먹어서 항의를 하고 돈으로 쓸 수 있는 초코파이를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안달이 났을까요?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그토록 좋아하는 초코파이 대신에 돈으로 달라고 생떼를 쓰는 것일까요? 


저는 이 일이 북녘 사회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봅니다. 


장마당이 생기면서 돈을 많이 버는 상인들도 나타났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북녘은 모든 인민들에게 평등함을 원칙으로 내세우는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때문에 초코파이를 하나 주더라도 모든 공단근로자들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별 문제가 없는데 어떤 기업들은 몇 개 더 주고 또 어떤 기업들은 안주고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실제 제가 몇 년 전 개성공단에서 급식업체 관계자와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그 분도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은 월급으로 급식을 사먹기엔 너무 비싸 대부분 도시락을 싸오는데 한 업체가 너무 추운 날씨에 반찬도 변변찮은 도시락을 먹는 근로자들이 안쓰러워 국물을 나눠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업체들의 근로자들이 반발을 해 결국 그 업체도 국물을 나눠주기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은 천원짜리를 주는 것보다 백원짜리를 나눠주더라도 똑같이 나눠줘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2011년 11월 25일자 연합뉴스를 보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를 인용해 남측 기업의 관리자들이 생산량이 늘어나는 데 따른 보상으로 초코파이를 지급했는데 하루 2개에서 10개까지 치솟았고 이를 지급하지 않는 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까지 나타났다고 합니다.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높아지자 공단 운영자들은 적절한 초코파이 지급 개수에 대한 지침을 세우고 이 범위 내에서 지급키로 합의했다고 이 신문은 전합니다. 


100여개가 넘는 입주기업들이 야근에 대한 보상이나 성과급 개념으로 주는 초코파이가 천차만별이면서 근로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00여개가 넘는 기업의 대표 마음이 모두 다른 만큼 초코파이나 선물을 통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북측은 성과급을 초코파이 대신 일괄적으로 얼마, 돈으로 지급해달라는 것이 아닐까요? 


2011년 11월 21일자 연합뉴스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입주기업들이 고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근로자들의 대표적 간식으로 떠오른 초코파이 지급에 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단 내 행정기관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전달했습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업체별로 북측 근로자에 하루에 주는 초코파이가 3∼4개에서 많게는 10개가 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다양하다”며 “관리위가 실태조사를 거쳐 권고 기준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초코파이를 현금으로 달라고 하는 북측의 최근 요구에 대책을 세우고, 북측 근로자의 성과급, 수당 등에 대해서도 권고 금액을 세워달라고 했습니다. 


개성공단에 처음 초코파이가 알려진 것은 입주 초기 일부 업체에서 가격이 저렴하고 열량이 높은 간식으로 근로자들에게 나눠주던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이제 모든 업체들이 나눠주면서 상징적인 간식이 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여우와 두루미가 서로 먹기 편한 그릇에 내놓으며 음식을 권했던 이솝우화처럼 상대방을 고려하고 하지 않는 배려는 배려가 아닐 것입니다. 


근로자들이 왜 초코파이를 더 달라고 하는 것인지, 왜 돈으로 줘야하는지 생각을 해봐야할 때입니다. 우리는 부리가 긴 두루미에게 접시에 담긴 음식을 내놓으면서 목이 긴 병에 담긴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고 욕을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8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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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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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론직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5.17 북한사회에 [평등] 관념이 매우 강하게 퍼져 있는 모양이군요.

    그런 사람들에게 차별을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중노동을 강요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요?

    결국 북한에서는 탄광노동 등 중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월급을 주고, 더 적은 시간만 일하도록 해주어야
    비로소 그들은 평등하다고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작성자시사맨 | 작성시간 12.05.17 네, 북에서는 교수 월급이 형편 없다더군요. (최저 수준)
    머리를 쓰거나 가르치는 행위는 노동이 아닌가 봐요. ㅠㅠ

    암튼 찌라시들은 어찌하면 북의 이미지를 깎아내릴까만 연구하나 봅니다.
  • 작성자봄호수 | 작성시간 12.05.17 초코파이에 대한 예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지난 4월 북에 갔더니 이종누이동생이 북녘제 초코파이를 사줘 먹고 왔습니다.
    크기는 조금 작았으나 맛은 이남것 빰칠정도 맛이 참 좋아습니다.
  • 작성자봄호수 | 작성시간 12.05.17 초코파이에 대한 예기가 나와서 하는 예긴데
    지난 4월 북에 갔더니 이종누이동생이 북녘제 초코파이를 사줘 먹고 왔는데
    크기는 조금 작았으나 맛은 이님것 빰칠것 처럼 맛이 좋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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