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부자모(嚴父慈母)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뜻으로, 아버지는 자식들을 엄격히 다루는 역할을 주로 하고 어머니는 자식들을 깊은 사랑으로 보살피는 역할을 주로 함을 이르는 말이다.
嚴 : 엄할 엄(口/16)
父 : 아비 부(父/0)
慈 : 사랑할 자(心/9)
母 : 어미 모(毋/1)
(유의어)
부엄모자(父嚴母慈)
호미도 날이건마는.
낫 같이 들리는 없습니다.
아버님도 어버이지마는.
어머님 같이 사랑하실리 없습니다.
아소! 님아.
어머님 같이 사랑할리 없습니다.
고등학교 고전시간에 배웠을 고려가요(高麗歌謠) 가운데 하나인 사모곡(思母曲)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 부모지만, 자식들에게 아버지는 엄하고 어머니는 자상(慈詳)한 이미지로 남아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버지는 한 집에 살아도 보통 사랑채에 거처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간단하게 중요한 원칙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늘 접근하기 어렵고, 엄격한 분으로 머리 속에 남아 있다.
몸이 아프거나, 먹고 싶은 것이 있거나, 말 못할 사정이 있을 때는, 보통 어머니에게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제(齊)나라의 고환(顧歡)이라는 학자는 시경(詩經)을 강의하다가 육아편(蓼莪篇)에 이르러서는 눈물을 흘리면서 더 이상 강의를 하지 못했다(歡早孤, 讀詩至, 哀哀父母, 輒執書慟泣, 由是受學者廢蓼莪篇, 不復講焉.)
그 시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셨네.
쓰다듬고 길러주고 키워주고 감싸주셨지.
날 돌봐주시고 또 돌봐주시고.
들고나고 하면서 나를 돌보셨네.
그 은덕 갚고자 하나.
하늘은 끝이 없네.
부모님이 다 돌아가신 뒤, 아무리 간절하게 그 은혜를 생각하여 갚고자 하여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살아 계실 때 조그마한 효도를 하는 것이, 후회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 시경(詩經) 육아(蓼莪)
蓼蓼者莪, 匪莪伊蒿。
哀哀父母, 生我劬勞。
길고 큰 아름다운 쑥인가 했더니 아름다운 쑥이 아니고 못난 제비쑥이로다. 슬프고 슬프다, 부모님이여, 나를 기르시느라 힘쓰고 수고하셨다.
蓼蓼者莪, 匪莪伊蔚。
哀哀父母, 生我勞瘁。
길고 큰 아름다운 쑥인가 했더니 아름다운 쑥이 아니고 천한 제비쑥이로다. 슬프고 슬프다, 부모님이여, 나를 기르시느라 수고롭고 병드셨다.
缾之罄矣, 維罍之恥。
鮮民之生, 不如死之久矣。
작은 술병이 비어 있음이여, 큰 술병의 수치로다. 나약한 백성의 삶이여, 죽느니만 같지 못한지 오래로다.
無父何怙, 無母何恃。
出則銜恤, 入則靡至。
아비 없이 누구를 믿으며, 어미 없이 누구를 믿을꼬. 나가면 근심을 품고, 들어가면 이를 곳이 없노라.
父兮生我, 母兮鞠我,
拊我畜我, 長我育我,
顧我復我, 出入腹我。
欲報之德, 昊天罔極。
아버지여,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여, 나를 기르시니, 나를 어루만지고 나를 길러주시며, 나를 자라게 하고 나를 키워주시며, 나를 돌아보고 나를 살펴주시며, 나가고 들어올 때에 나를 품으시니, 덕을 갚고자 할진댄 넓은 하늘같아 다함이 없으셨다.
南山烈烈, 飄風發發。
民莫不穀, 我獨何害。
남산이 높고 험하거늘 회오리바람이 세차도다. 백성은 좋지 않음이 없거늘 나 홀로 어찌 해를 당하는고.
南山律律, 飄風弗弗。
民莫不穀, 我獨不卒。
남산이 험하고 가파르거늘 회오리바람이 세차도다.백성은 좋지 않음이 없거늘 나 홀로 마치지 못하노라.
옛날 사람들은 대가족 제도에서 자라 효도가 생활화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다 핵가족 시대라 하여 부모님들과 떨어져 산다.
부모에게 잘하는 자녀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개중에는 부모를 홀대하여 신문기사가 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래서 국가에서 어버이날이라도 제정하여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게 하는 제도를 만들어 냈다.
자녀들은 직장관계 등으로 떨어져 지내지만 부모님께 문안전화를 하고 선물을 보내고 틈을 내어 찾아뵙고 있다.
어릴 때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자식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 않는다고 불평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어려운 살림에 부모님들도 자식을 위해 해주고 싶은 것이 많아도 형편이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커서 자기가 자식을 키워 보면 그 당시 부모님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자식은 부모의 말을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고 행동을 보고 배운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에게 최초의 스승이요, 가장 많은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라 할 수 있다. 잘못된 부모가 훌륭한 자식을 기를 수 없다.
오늘날 많은 사회문제가 야기되는 것은 가정교육이 파괴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부부가 다 교육자인데도 자식은 문제아가 되어 있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정이나 학교 할 것 없이 사람되는 교육은 없고. 지식습득의 경쟁만 부추기기 때문이다.
필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래도 상당히 부지런하고 절제 있는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혼자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마음속으로 부끄러워 견딜 수 없다.
남 보는 데서는 부지런하고 절제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행동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게으름을 피우고 싶고 되는 대로 행동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어머님은 지식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필자는 어릴 때부터 우리 어머님 처신하는 것을 보고 '우리 어머니처럼 부지런하고 당당하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겠다' 싶은 생각이 절로 났다.
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나 집에서 3백m쯤 떨어진 우물에서 물을 20번 정도 길어 나르고 나서 쇠죽 다 끓여 놓고 밥을 지으셨다.
그리고 식사시간 말고는 앉을 틈이 없으셨다. 자식들을 깨워서 쇠죽 끓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공부하라고 직접 쇠죽을 끓여 놓고 밥을 지으셨다.
그리고 어떤 사람을 만나 이야기해도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폈다.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좌절하지 않았다. 필자와 같이 있어도 하루 종일 몇 마디 하지 않으셨다.
오늘날 필자가 그래도 남의 눈에 부지런한 사람으로 보이고 구차하지 않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다 우리 어머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여덟 살 때 아버지를 사별했으니. 아버지와 같이 생활한 기억은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가끔 필자의 손을 잡고 글 하는 노인들의 모임에 참석하셨는데. 필자가 한문학(漢文學)을 전공한 것은 이 때의 그리움에 말미암은 것이 크다.
요즈음 50대 가장(家長)들이 직장에서 밀리고 가정에서도 월급만 전달하고 따돌림 당하는 처지라고 한다.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에게 잘하고,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여 자신의 위치를 회복하기 바란다.
자식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식들만 최고로 여겨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고 자기 부모에게 소홀히 하다가, 자녀들이 그 본을 본 경우가 많을 것이다.
효자 집에서 효자 난다는 속담처럼. 자신이 부모에게 잘 하면, 자녀들은 저절로 가장으로서의 존재를 인정해 줄 것이다.
▶️ 嚴(엄할 엄)은 ❶형성문자로 厳(엄)의 본자(本字), 吅(엄)은 통자(通字), 严(엄)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敢(감; 억지로 무엇인가 하다, 엄하다), 민엄호(厂; 굴바위, 언덕)部로 이루어진 (엄)은 험한 산봉우리, 吅(훤)은 바위가 널린 모양, 바위가 많이 널린 험한 산, 엄하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嚴자는 '엄하다'나 '혹독하다', '지독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嚴자는 敢(감히 감)자와 厂(기슭 엄)자,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敢자는 호랑이 꼬리를 붙잡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감히'나 '함부로'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기세가 당당한 모습을 그린 敢자에 口자가 더해진 嚴자는 기세가 대단한 사람이 말을 내뱉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참고로 기슭을 뜻하는 厂자는 단지 발음요소일 뿐 의미는 전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嚴(엄)은 (1)나라의 큰 의식(儀式)이나 행사(行事)에 임금이 거동(擧動)할 때 궁중(宮中)에서 이에 참예하는 여러 관원(官員)에게 준비를 서둘도록 알리기 위하여 세 차례 치던 북소리. 초엄(初嚴), 이엄(二嚴), 삼엄(三嚴)이 있었음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엄(嚴)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②혹독(酷毒)하다 ③엄격하다 ④엄밀하다 ⑤지독(至毒)하다 ⑥빈틈없다 ⑦심(甚)하다(정도가 지나치다) ⑧급(急)하다, 절박(切迫)하다 ⑨존경(尊敬)하다 ⑩엄숙(嚴肅)하다 ⑪모질다 ⑫계엄(戒嚴), 경비(警備) ⑬아버지, 부친(父親)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매우 엄하여 잘못이나 속임수 따위를 허용하지 않음을 엄격(嚴格), 엄하고 바름을 엄정(嚴正), 몹시 엄함으로 용서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함을 엄중(嚴重), 장엄하고 정숙함 또는 위엄 있고 정중함을 엄숙(嚴肅), 굳게 지켜야 할 비밀 또는 매우 세밀함을 엄밀(嚴密), 엄하게 벌을 줌을 엄벌(嚴罰), 매우 엄격하고 모짊을 엄혹(嚴酷), 엄연하게 존재함을 엄존(嚴存), 엄하게 가려 냄을 엄선(嚴選), 엄중히 처단함을 엄단(嚴斷), 절대로 못 하도록 금함을 엄금(嚴禁), 혹독하게 추운 겨울을 엄동(嚴冬), 엄하게 정돈함을 엄정(嚴整), 엄한 명령을 엄명(嚴命),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군(嚴君), 또는 엄친(嚴親), 엄한 아버지를 엄부(嚴父), 돌아가신 아버지를 선엄(先嚴), 위광이 있어 엄숙함을 위엄(威嚴), 매우 엄격함을 준엄(峻嚴), 무서우리 만큼 질서가 바르고 엄숙함을 삼엄(森嚴),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엄(家嚴), 규모가 크고 엄숙함을 장엄(莊嚴), 높고 엄숙함을 존엄(尊嚴), 냉정하고 엄격함을 냉엄(冷嚴), 조심성 있고 엄숙함을 긍엄(矜嚴), 조심성 있고 엄밀함을 근엄(謹嚴), 눈 내리는 깊은 겨울의 심한 추위라는 말을 엄동설한(嚴冬雪寒), 엄하게 벌을 주어 범죄를 밝혀 낸다는 말을 엄형득정(嚴刑得情), 아내의 주장 밑에서 쥐여 사는 남편을 조롱하는 말을 엄처시하(嚴妻侍下),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뜻으로 아버지는 자식을 엄하게 다루고 어머니는 자식을 깊은 사랑으로 보살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엄부자모(嚴父慈母), 스승이 엄하면 자연히 가르치는 道도 존엄해짐을 이르는 말을 사엄도존(師嚴道尊) 등에 쓰인다.
▶️ 父(아버지 부/아비 부, 자 보)는 ❶회의문자로 又(우; 손)와 丿(곤; 회초리)의 합자(合字)이다. 丿(곤)은 회초리로 여기서는 일가를 다스리는 지배권을 나타낸다. 자식을 훈계하는 엄한 아버지라는 뜻을 합(合)하여 아버지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父자는 ‘아버지’나 ‘어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父자는 얼핏 보기에는 ‘손’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父자를 보면 본래는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던 것임을 알 수 있다. 父는 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무리 내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을 뜻했었다. 그래서 父자는 본래 공동체의 ‘어른’을 뜻했었지만, 후에 집안의 어른인 ‘아버지’를 뜻하게 되었다. 父자는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父자가 돌도끼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던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父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斧(도끼 부)가 만들어진 것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 그래서 父(부, 보)는 ①아버지, 아비, 아빠 ②친족의 어른 ③늙으신네 ④관장(官長) ⑤만물을 화육(化育)하는 근본 ⑥창시자(創始者) ⓐ자(甫, 남자에 대한 미칭)(보) ⓑ나이 많은 남자에 대한 경칭(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총칭(보) ⓓ시작, 개시(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들 자(子), 어머니 모(母)이다. 용례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모(父母), 아버지와 아들을 부자(父子), 아버지와 형을 부형(父兄), 아버지와 그 딸을 부녀(父女), 아버지의 성씨를 부성(父姓), 아버지 쪽의 혈통에 딸린 계통을 부계(父系), 아버지의 죽음을 부기(父忌), 아버지의 가르침을 부교(父敎), 집안의 어른으로서 가족을 다스리는 아버지의 권리를 부권(父權), 아버지를 부친(父親), 아버지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부도(父道), 한 동네에서 나이가 많은 남자 어른을 부로(父老), 아버지의 명령을 부명(父命), 말소리 가운데 홀소리에 닿아서 나는 소리를 부음(父音), 스승과 아버지로 가르침의 은혜가 높은 스승을 아버지처럼 높이어 일컫는 말을 사부(師父), 건국에 큰 공로를 세워 국민으로부터 아버지처럼 존경을 받는 사람을 국부(國父), 죽은 아버지를 망부(亡父), 늙은 아버지를 노부(老父), 친아버지로 자기를 낳은 아버지를 생부(生父), 농사일을 하는 늙은 아버지를 농부(農父), 엄한 아버지를 엄부(嚴父), 자애로운 아버지를 자부(慈父), 아버지의 형제를 유부(猶父), 할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조부(祖父), 큰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백부(伯父), 둘째 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중부(仲父), 작은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숙부(叔父), 아내의 친정 아버지를 빙부(聘父), 아내의 친아버지를 악부(岳父), 양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양부(養父), 친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실부(實父), 친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친부(親父), 돌아가신 아버지를 선부(先父), 아버지의 맏형을 세부(世父), 수양 아버지 또는 의리로 맺은 아버지를 의부(義父), 대대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함을 이르는 말을 부전자전(父傳子傳),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 살아 계심을 일컫는 말을 부모구존(父母俱存), 오륜의 하나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도는 친애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부자유친(父子有親),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부위자강(父爲子綱),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워야 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부자자효(父慈子孝),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라는 뜻으로 자식은 부모로부터 그 정신과 육체를 물려받았음을 이르는 말을 부정모혈(父精母血), 부모가 남긴 몸이란 뜻으로 자식된 몸을 일컫는 말을 부모유체(父母遺體), 아버지는 낳게 하고 어머니는 낳아 기른다는 뜻으로 부모가 자식을 낳아 길러 주심을 일컫는 말을 부생모육(父生母育) 등에 쓰인다.
▶️ 慈(사랑 자)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兹(자; 키운다)로 이루어졌다. 키우는 심정의 뜻이 전(轉)하여 자애를 베푼다는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慈자는 '사랑하다'나 '자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慈자는 玆(이 자)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玆자는 실타래가 드리워진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무성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무성함을 뜻하는 玆자에 心자가 더해진 慈자는 '무성한 마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서 무성한 마음이란 모든 것을 포용하면서도 베푸는 사랑을 말한다. 그러니 慈자에 있는 '사랑하다'는 뜻은 일반적인 사랑이 아닌 만인에게 베푸는 '인정'이나 '자비'를 뜻한다. 그래서 慈(자)는 ①사랑 ②어머니 ③자비(慈悲) ④인정(人情), 동정(同情) ⑤사랑하다 ⑥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질 인(仁), 사랑 애(愛),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미울 증(憎), 미워할 오(惡)이다. 용례로는 아랫사람에게 베푸는 자비로운 사랑을 자애(慈愛), 사랑하고 불쌍히 여김을 자비(慈悲), 선의를 베풂을 자선(慈善), 인정이 많고 검소함을 자검(慈儉), 사랑하여 가엾이 여김을 자련(慈憐), 자비로운 은혜를 자광(慈光), 인자하게 돌보아 주는 은혜를 자혜(慈惠), 중생을 불쌍히 여겨 구제함을 자구(慈救), 인자하게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을 자념(慈念), 자애로운 얼굴을 자안(慈顔), 은혜가 구름처럼 널리 미침을 자운(慈雲), 자애롭게 베푸는 은혜를 자은(慈恩), 사랑하여 기름을 자육(慈育), 가엾이 여기는 마음에서 흘리는 눈물을 자루(慈淚), 인자한 애정으로 길러주는 어버이의 뜻으로 남에게 대해 자기 어머니를 일컫는 말을 자친(慈親), 어질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인자(仁慈), 어머니의 사랑을 모자(母慈), 부드럽고 인자함을 온자(溫慈), 넓고 큰 은혜를 홍자(鴻慈), 자비심을 갖고 행하는 갖가지 수행이라는 말을 자비만행(慈悲萬行), 중생에게 자비하고 온갖 욕됨을 스스로 굳게 참는다는 말을 자비인욕(慈悲忍辱),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워야 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부자자효(父慈子孝), 가문 하늘에 자애로운 비라는 뜻으로 곤경에 처했을 때 구원을 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한천자우(旱天慈雨),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뜻으로 아버지는 자식을 엄하게 다루고 어머니는 자식을 깊은 사랑으로 보살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엄부자모(嚴父慈母), 어진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고 또는 이를 측은히 여겨야 한다는 말을 인자은측(仁慈隱惻) 등에 쓰인다.
▶️ 母(어미 모)는 ❶상형문자로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어머니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母자는 '어미'나 '어머니'를 뜻하는 글자이다. 갑골문에서는 母자와 女(계집 여)자가 매우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다만 女(계집 여)자가 다소곳이 앉아있는 여자를 그린 것이었다면 母자는 여성의 가슴 부위에 점을 찍어 아기에게 젖을 물려야 하는 어머니를 표현하고 있었다. 비록 초기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어미의 가슴을 강조하여 그린 것이기 때문에 母자는 '어머니'라는 뜻 외에도 '기르다'나 '양육하다' 또는 나이가 많은 여성이라는 뜻도 함께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母(모)는 (1)어머니 (2)신라의 소전(䟽典), 홍전(紅典), 표전(漂典), 염궁(染宮) 등 여러 곳에 두었던 여관(女官)의 이름 등의 뜻으로 ①어머니 ②어머니뻘의 여자 ③할머니, 나이 많은 여자 ④모체(母體) ⑤암컷 ⑥유모(乳母) ⑦근본(根本), 근원(根源) ⑧본전(本錢), 원금(元金) ⑨표준(標準) ⑩엄지손가락 ⑪기르다, 양육하다 ⑫모방하다, 본뜨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녀/여(女), 아들 자(子), 아버지 부(父)이다. 용례로는 약주를 뜨고 남은 찌꺼기나 술을 모주(母酒), 자기가 졸업한 학교를 모교(母校), 외국에 가 있을 때 자기의 나라를 가리키는 말을 모국(母國), 어머니의 태 안을 모태(母胎), 어머니와 그 아들을 모자(母子), 어머니와 그 딸을 모녀(母女), 어머니로서의 여자가 지니는 정신적 육체적 성질을 모성(母性), 제 어미의 젖을 모유(母乳), 원금 또는 본전을 모재(母財), 푼수셈에서 원금을 일컬음을 모수(母數), 소리글을 적는 모든 맞춤의 근본이 되는 낱낱의 글자를 모자(母字), 모성을 인격화한 여러 종류의 신을 모신(母神), 어떤 물건을 만들 때 그 바탕이 되는 재료를 모재(母材), 새 숲이 생기기 전에 있었던 살림을 모림(母林), 어떤 법의 근거가 되는 법률을 모법(母法), 뿌리를 가지고 있는 주되는 그루를 모본(母本), 남의 어머니의 높임말을 모당(母堂), 어머니를 모친(母親), 한 어머니에게서 난 형을 모형(母兄), 어머니의 자매를 이모(姨母), 다른 사람의 장모를 이르는 말을 빙모(聘母), 아내의 친정 어머니를 장모(丈母), 아내의 친어머니를 악모(岳母), 아버지의 첩을 서모(庶母), 작은 아버지의 아내나 작은 어머니를 숙모(叔母), 큰 어머니나 아버지 맏형의 아내를 이르는 말을 백모(伯母), 사랑이 많은 어머니를 일컫는 말을 자모(慈母), 자식이 어머니의 이름을 직접 부른다는 뜻으로 배운 것을 잘못 적용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을 명모(名母), 어미 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졌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은 슬픔과 애통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모원단장(母猿斷腸), 아버지는 낳게 하고 어머니는 낳아 기른다는 뜻으로 부모가 자식을 낳아 길러 주심을 일컫는 말을 부생모육(父生母育), 지아비에게는 좋은 아내이면서 자녀에게는 현명한 어머니를 두고 이르는 말을 양처현모(良妻賢母),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라는 뜻으로 자식은 부모로부터 그 정신과 육체를 물려 받았음을 이르는 말을 부정모혈(父精母血), 부모가 끼친 몸이란 뜻으로 자식된 몸을 일컫는 말을 부모유체(父母遺體), 집에 들어서는 어머니를 받들어 종사해야 한다는 말을 입봉모의(入奉母儀),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뜻으로 아버지는 자식을 엄하게 다루고 어머니는 자식을 깊은 사랑으로 보살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엄부자모(嚴父慈母)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