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6897284341
미시간은 미국의 주 중 하나로,
유명한 도시로는 여러분도 잘 아는 디트로이트가 있다.
위치만 봐도 알겠지만 러스트벨트의 일부라
그때그때 지지하는 정당이 바뀌곤 한다.
물론 정신사납게 매 선거마다 바꾸진 않지만
십여 년 주기 정도로 민심이 조금씩 오간다.
그런 미시간 주에서 무려 60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짐없이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사람이 있으니,
이분이 오늘의 주인공인 존 딩겔 씨 되시겠다.
엥 할 만한 거 아닌가? 싶겠지만
미국 하원의원은 2년마다 선거를 치룬다는 점을 기억하자.
즉 선거를 최소한 30번은 이겨야 한다.
그것도 모자라 30번을 연속으로 이기는 건
모든 정치인이라면 부럽다며 질질 짤 정도의 업적이다.
그리고 물론 그 전에 안 죽어야 한다.
이 아저씨의 임기를 쫓아가려던 범부들은
모두 건강상의 문제로 죽거나 사임, 은퇴하고 말았다.
늙었다는 것은 살아남은 것이라는 말은
존 딩겔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우리나라헴도 보고가세요 늙었다는건 살아남았다는 증거다 애송아)
물론 나이가 많다고 다 의원을 해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존 딩겔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그냥 아빠를 잘 만났을 뿐이다.
아빠 존 딩겔 시니어가 1933년에 처음 만들어진 15지구에서
야무지게 22년 동안 하원의원을 하다가 죽은 후 물려받았다.
상대 후보들이 누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존 딩겔이 저승으로 가니 또 존 딩겔이 튀어나와
60년 동안 해먹는 걸 보고 오열했을 게 분명하다.
물론 존 딩겔도 몇 번 선거구를 옮기긴 했는데,
특히 미국의 제조업이 쇠락하며 보수세가 강세를 띈
디트로이트가 일부 포함된 선거구로 들어갔다.
딩겔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
(흑백분리 시절 당시)
백인과 흑인이 버스에서 분리된 채 앉는
지금의 시스템을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
? 이 새끼가
우웅 아무리 생각해도 디트로이트가 망한 건
다 좆같은 일본놈들 때문인 것 같아 그치?
총기를 소유하는 권리는 신성한 것이고
파는 것도 엄연히 신성한 일이니까
결함 좀 있다고 소비자가 리콜할 권리는 없는 것 같아 그치?
그렇다. 보수적인 백인이 많은 선거구였기 때문에
그들 입맛에 맞기만 하면 만사가 해결된다.
그래서 딩겔은 (적어도 90년대 정도까지)
당론과는 맞지 않는 주장들을 내세우며 선거에서 이겼다.
특히 그의 과도한 반일감정 조장은
의도치 않게 아시아인 전체에 영향을 미쳐,
미시간에서 두 명의 중국인이
일본인으로 오인되어 살해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이 아시아계 민권운동의 시작이 되었으니
선거 이기려고 한 짓의 나비효과가 참 길다.
저새끼는 우리개새끼... 저새끼는 우리개새끼...
그럼 왜 민주당은 후보를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놔뒀냐고?
이미 저 때 20년 정도 연속으로 당선돼서
미시간 민주당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다가
저렇게 말하는 딩겔이 없으면 못 이길 수도 있는데 어떡해;;
그래도 민주당원은 민주당원인지라
그는 미국에서 보편적 국가보험이 제대로 이뤄지길 바랐고,
사회적 복지를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에 사망했으니 오바마케어까진 보고 갔을 것이다.
반동으로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도 물론 봤겠지만...
그의 아들인 크리스토퍼 딩겔은
1987년부터 2003년까지 미시간 상원의원이었고,
지금은 미시간의 판사다.
2015년에 은퇴했던 존 딩겔의 선거구는
데비 딩겔이 이어서 계속 하고 있다.
데비 딩겔이 누구냐고? 마누라다ㅇㅇ
뭐야 이거? 딩겔들끼리 다 해먹고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데비 딩겔과 크리스토퍼 딩겔은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원래 헬렌이라는 사람과 결혼해 크리스토퍼를 낳았는데
20년 동안 결혼생활을 하다가 이혼했었기 때문이다.
즉 결혼생활은 하원의원의 의무보다
3배 정도 힘들단 걸 알 수 있다.
나도 60년 정도 해먹을 수 있는 평생직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끝-
아니 그럼 존 딩겔 시니어의 초선이 1932년이었고
현 하원의원 데비 딩겔이 22년 선거까지 승리했으니 5번만 더 이기면 100년 찍는거네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