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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과 뮤즈

봄소식 봄노래(01) 슈베르트의 <봄의 신앙>

작성자이성준|작성시간11.03.05|조회수202 목록 댓글 0

봄소식 봄노래 (1)

寒風 저편에서 들려오는 꽃 소식, 슈베르트의 <봄의 신앙>


     봄 오는 소리

                        함동수

언제부터인가
흔들리며
달그락거리는 소리 있었지
바스락거리는 속삭임 있었지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며
지나는 기척
밖으로 살짜기 손 내밀고
그대 잡을까

어느새 얼음 강물 푸르러
살며시 문 열고 손짓하는
물오르는 소리
                                                          안성희 작, <봄이 오는 소리>
참지 못해 창문 열면
알 수 없는 푸른 향기
동공에 차네

 

 3월, 봄의 입구에 다다랐다. 꽃샘추위가 모질다고 하나 동장군보다 허약하기 그지없다. 삭풍과 폭설은 이제 북녘으로 달아나 버렸다. 초봄을 맞이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구절은 수필가 한흑구 님의 <보리>이다. 님은 이 짤막한 글에서 겨우내 추위를 이겨낸 보리를 통해 우리 농민의 강인한 의지와 인내를 그려내고 있다. 간결하고 힘있는 문장 속에서 활유법으로 표현된 실존자 '보리'의 이미지는 글을 접했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내 가장 설득력있고 우렁찬 봄맞이의 표상처럼 각인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해는 빛을 읽고 따스함을 잃었어도 너는 꿈쩍도 아니하고 그 푸른 얼굴을 잃지 않고 자라왔다.
칼날 같이 매서운 바람이 너의 등을 밀고, 얼음 같이 차디찬 눈이 너의 온몸을 덮어 억눌러도, 너는 너의 푸른 생명을 잃지 않았었다.
지금 어둡고 차디찬 눈 밑에서도, 너, 보리는 장미꽃 향내를 풍겨 오는 그윽한 유월의 훈풍과 노고지리 우짖는 새파란 하늘과, 산밑을 훤히 비추어 주는 태양을 꿈꾸면서, 오로지 기다림과 희망 속에서 아무 말 없이 참고 견디어 왔으며, 삼월의 맑은 하늘 아래 아직도 쌀쌀한 바람에 자라고 있다.

춥고 어두운 겨울이 오랜 것은 아니었다.
어느 듯 남향 언덕 위에 누른 잔디가 솔잎을 날리고, 들판마다 민들레가 웃음을 웃을 때면, 너, 보리는 논과 밭이 산등성이에까지, 이미 푸른 바다의 물결로써 온 누리를 덮는다.…"

 

 

 

 서른 두 해의 길지 않은 생애동안 구백여 편의 주옥같은 예술가곡을 세상에 남기고 간 '프란츠 슈베르트'는 1820년 <봄의 신앙:Fr hlingsglaube)>이라는 쉽고 어여쁜 곡을 발표한다. 작품 번호 686번으로 되어 있는 이 곡은 그의 이십대 시절, 가장 불안하고 비루했던 시기에 작곡된 단순하고 맑은 명곡이다.

 

 Die linden Lufte sind erwacht,
 Sie sauseln und wehen Tag und Nacht,
 Sie schaffen an allen Enden.
 O frischer Duft, o neuer Klang!
 Nun, armes Herze, sei nicht bang!
 Nun muss sich alles wenden.

 Die Welt wird schoner mit jedem Tag,
 Man weiss nicht, was noch werden mag
 Das Bluhen will nicht enden;
 Es bluht das fernste, tiefste Tal,
 Nun, armes Herz, vergiss der Qual!
 Nun muss sich alles wenden.

  부드러운 바람이 눈을 떠서
  살랑거리며 밤낮 불어오고
  모든 것에 끝맺음을 가져왔다.
  신선한 향기, 새로운 음향
  가난한 마음의 불안이 사라진다.
  모든 것이 새로와질 것이다.

  온 세상이 매일 점점 아름다워져
  어떠한 모습을 나타낼지 모르겠다.
  끊임없이 꽃이 피어나고
  멀리 깊은 골짜기에도 꽃이 피어난다
  가난한 마음이 고통을 잊는다.
  모든 것이 새로워지리라.

 

노래 :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Ian Bostridge)

 


 

첨부파일 봄소식 봄노래0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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