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 봄노래 (03)
아이들의 마음으로 바라는 봄소식, 모차르트의 <봄을 기다림>
독일을 비롯한 중부 유럽은 봄이 늦게 찾아오는 지역이다. 4월 중순까지 매서운 바람과 궂은 비가 행인들의 나들이를 멈칫거리게 한다. 또한 집집마다 난로 주위에 가족들이 모여 겨우살이를 견뎌 나간다.
그런 까닭에 독일 등지의 여러 민요와 가곡들에서는 5월부터 봄철이 등장한다. 슈만(Robert Schumann)의 유명한 가곡 <아름다운 5월에:Im wundersch nen Monat Mai >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봄을 기다림:Sehnsucht nach dem Fr ling> 또한 봄이 무르익는 5월의 정경을 기다리며 부르는 노래이다.
모차르트는 생애 30여 년 동안 순수하고 맑은 수많은 곡들을 남겼는데, 대체로 아이들과 같은 천진한 느낌과 표정이 그의 곡들의 전반에 흐르고 있다. 그런 만큼 '모차르트'의 가곡들은 어린이 합창단의 목소리를 통해 즐겨 울려지고, 동요집이나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도 실리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봄노래 <봄을 기다림>은 일찍이 '70년대 초교 음악 책에 <봄노래>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바 있는데, 원 곡을 당시 지휘자이자 음악교육자인 이남수(李南洙)님이 편곡.개사하여 수록한 것이다.
"저 산에 진달래꽃 빨갛게 피어나고…"로 시작되는 이 곡은 오스트리아의 작곡가가 느끼는 봄의 정서를 우리나라 토속의 것으로 바꾸어 개작하였기 때문에 흡사 원래 우리나라 동요인 것으로 착각이 될 만큼 즐겨 애창되었다.
모차르트가 사망하기 전 해에 지어진 이 곡은, 말년의 그가 느꼈던 애환과 고뇌와는 상관없이 매우 밝고 긍정적인 빛깔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이 곡을 지을 당시 <피아노 협주곡 27번, K.595>도 같이 완성하였는데, 그런 관계로 가곡 <봄을 기다림, K.596>의 멜로디와 <협주곡> 제 3악장의 주제가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곡은 바장조, 6/8박자로 되어 있고, 즐겁고 사랑스러운 멜로디가 약동하듯 뛰어 놀며 봄을 재촉하는 분위기로 짜여져 있다. 원래 이 곡의 원시는 4행시의 10절로 되어 있으나, '모차르트'는 이 시를 2절씩 간추려 모두 5절로 이루어진 有節(유절)가곡으로 만들었다. 각 절은 전형적인 2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선율은 매우 간결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이다.
'오베르베크'의 초상화 1789년의 '모차르트' 초상
Sehnsucht nach dem Frueling Komm, lieber Mai, Zwar Winterage haben Doch wenn die Voeglein singen Am meisten aber dauert Ach, wenn's doch erst gelinder |
봄을 기다림 아름다운 오월아, 눈이 쌓인 한겨울에도 하지만 새들이 노래할 때 무엇보다도 '로트헨'이 마음 아픈게 아, 바깥이 조금만 더 따뜻하고 |
봄을 기다리고 맞이하는 일은 설레고 마음 벅찬 일이다. 봄의 화사함을 희망하는 이들의 마음에는 어린이와 같은 천진함과 간절함이 스며 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약동하는 봄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이 노래를 듣고 불러 보는 것은 매우 흥겨운 일이 될 것이다.
* 연주자 소개
소프라노 바르바라 보니(Barbara Bonney:1956-미국)&피아노 반주 제프리 파슨스(Geoffrey Pars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