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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의 무고집멸도(無苦集滅道)란?

작성자조성래|작성시간15.01.20|조회수358 목록 댓글 2

반야심경에 무고집멸도(無苦集滅道)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 무슨 말인고? 

無苦集滅道 괴로움[苦]도, 괴로움의 원인[集]도, 열반[滅]도, 열반에 이르는 길[道]도 없으며,

   

  일본의 한 대승불교 학자는 반야심경의 무고집멸도(無苦集滅道)에 대해 ‘초기불교 교설인 사성제 따윈 필요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고, 또 요즘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스님은 ‘무고집멸도’는 대승불교 입장에서 ‘소승불교 교설의 잘못된 이해를 비판하고 바로 잡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해석은 아주 잘못된 것들이다. 왜냐하면 ‘무고집멸도’는 열반을 성취하고 나면 괴로움도 없고, 괴로움의 원인도 없으며, 괴로움이 다 사라진 열반도 없고, 열반에 이르는 길도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괴로움이 있을 때 괴로움이 다 사라진 열반도 있는 것이지, 만약 괴로움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면 열반도 존재하지 않는다. 중생들은 어리석게도 괴로움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면 ‘열반’이라고 하는 뭔가가 또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얻으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것, 즉 오온이 다 소멸한 상태인 열반을 성취하고 나면, 열반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오온이 다 소멸했다는 것은 색(色), 즉 몸뿐만 아니라, 마음작용인 수(受), 상(想), 행(行), 식(識)까지 다 사라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인식하는 마음 작용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없다. 이런 상태를 ‘적멸(寂滅)’, ‘열반’이라고 하는데, 적멸상태에서는 중생도 없고, 부처도 없고, 선(善)도 없고, 악(惡)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열반마저 존재하지 않는다. 괴로움을 포함한 모든 게 다 사라졌을 뿐 ‘열반’이라고 하는 특별한 어떤 상태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중생들이 ‘열반’이라고 하는 특별한 어떤 상태가 있다고 생각하여, 그것에 집착할까봐 ‘무고집멸도’라고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법륜스님의 해석은 이미 오래전에 종륵, 혜정(慧淨, 578~645), 회심(懷深) 등이 말해놓은 것이다.

  

한국의 유명한 강백으로 한 때 동국역경원 원장을 역임한 무비스님은 그의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고집멸도(無苦集滅道) 무지역무득(無智亦無得) 무노사(無老死) 무노사진(無老死盡)’, 삶도 죽음도 모두 공이라서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러한 이치를 꿰뚫고 깃털처럼 가볍게 살아가는 자세가 곧 여래의 자리에 앉는 것이라고 경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 스님의 강의는 한국불교의 허(虛)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서 문제가 많다. “삶을 깃털처럼 가볍게 살아가는 자세가 곧 여래의 자리에 앉는 것이라고 경에서 말하고 있다”고 했지만 그 어떤 경에도 그렇게 말해놓은 곳은 없다. ‘무노사(無老死) 무노사진(無老死盡)’은 ‘삶도 죽음도 공이라서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이 아니라, ‘늙음도 없고, 죽음도 없으며, 늙음과 죽음이 끝나는 것조차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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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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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조성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1.21 위의 글은 많이 수정되었으니, 다시 한번 읽어주시고, 혹시 이해가 잘 안 되거나 다른 견해가 있으면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반야 | 작성시간 15.06.1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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