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lyn Hope
Robert Browning
1
Beautiful Evelyn Hope is died!
Sit and watch by her side an hour.
That is her book-shelf, this her bed;
She plucked that piece of geranium-flower,
Beginning to die too, in the grass;
Little has yet been changed, I think-
The shutters are shut, no light may pass
Save two long rays through the hinges's chink.
아름다운 에블린 호프가 죽었다!
잠시 그녀 곁에 앉아 바라 본다.
저것은 그녀의 책장, 이것은 그녀의 침대
그녀가 꺾어 놓은 제라늄 꽃도
유리컵 안에서 시들어 가고 있다.
아직 변한 게 거의 없는 것만 같다, 내 생각에는 -
방문은 닫혔고, 빛도 비취지 않는다.
경첩의 갈라진 틈새로 두 줄기 기다란 빛이 비추일 뿐.
2
Sixteen years old when she died!
Perhaps she had scarcely heard my name-
It was not her time to love; besides,
Her life had many a hope and aim,
Duties enough and little cares,
And now was quiet, now astir,
Till God's hand beckoned unawares,-
And the sweet white brow is all of her.
16살에 그녀는 죽었지!
아마도 그녀는 내 이름을 들어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에게는 사랑할 때가 아니었고, 게다가
그녀의 삶은 많은 희망과 포부가 있었지,
해야 할 일은 많고, 걱정거리는 별로 없었지,
하느님께서 무심코 손짓 하실 때 까지
조용하기도하고, 때론 떠들썩했었지,
이제는 상냥한 하얀 이마만이 있을 뿐.
3
Is it too late then, Evelyn Hope?
What, your soul was pure and true,
The good stars met in your horoscope,
Made you of spirit, fire and dew-
And, just because I was thrice as old
And our paths in the world diverged so wide,
Each was naught to each, must I be told?
We were fellow mortals, naught beside?
그렇담 너무 늦었나, 에블린 흐프?
너의 영혼은 순수하고 진실하였지.
선한 별들이 너의 별자리에서 만나
너를 영과 불과 이슬로 만들었다.
내가 너보다 3배나 나이가 많고 이 세상에서
우리들의 인생길은 그렇게도 멀리 갈라져 있었기에,
우리는 각자 아무 상관없어, 그런 소릴 들어야만할까?
우리는 죽을 운명이기에, 아무상관 없는 것일까?
4
No, indeed! for God above
Is great to grant, as mighty to make,
And creates the love to reward the love:
I claim you still, for my own love's sake!
Delayed it may be for more lives yet,
Through worlds I shall traverse, not a few:
Much is to learn, much to forget
Ere the time be come for taking you.
아니, 정말 그렇지 않다! 하늘의 하느님은
전능하시며, 사랑에 보답하는 사랑을 창조하시고 인정 하신다.
그렇기에 여전히 나는 네게 사랑을 요구한다.
아직도 더 많이 살아야할지도 모르고
적지 않게 세상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잊을지라도
이윽고 너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다.
5
But the time will come - at last it will,
When, Evenlyn Hope, what meant (I shall say)
In the lower earth, in the years long still,
That body and soul so pure and gay?
Why your hair was amber, I shall divine,
And your mouth of your own geranium's red-
And what you would do with me, in fine,
In the new life come in the old life's stead.
그 때는 올 것이다. 반드시 올 것이다.
(나는 말 할 것이다) 에블린 호프
네가 이 땅에 있을 때, 아득히 먼 날에,
몸도 영혼도 얼마나 순수하고 해맑았는지?
나는 알게 될 것이다. 네 머리칼이 왜 호박빛인지
또 네 입술이 왜 네가 꺽은 제라늄 마냥 붉은 빛인지-
낡은 삶에서 새로운 삶으로 태어난
멋짐 속에서 너와 나는 무엇을 할까.
6
I have lived(I shall say) so much since then,
Given up myself so many times,
Gained me the gains of various men,
Ransacked the ages, spoiled the climes;
Yet one thing, one, in my soul's full scope,
Either I missed or itself missed me-
And I want and find you, Evelyn Hope!
What is the issue? Let us see!
(말할 것이다) 나는 그날 이후
여러번 자포자기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부를 손에 넣으며
시대를 휘잡고 세상을 망치면서 살아왔다.
그럼에도 내 영혼을 가득 채운 것은, 오직 하나,
너에 대한 나의 그리움, 그 것 자체가 나를 그립게 했다.
나는 너를 원하고 찾고 있다. 에블린 호프!
무엇이 문제니? 보게 해 다오!
7
I love you, Evelyn, all the while!
My heart seemed full as it could hold-
There was place and to spare for the frank young smile,
And the red young mouth, and the hair's young gold,
So, hush, - I will give you this leaf to keep-
See, I shut it inside the sweet cold hand,
There, that is our secret! go to sleep;
You will wake, and remember, and understand.
에블린 ,나의 온 존재로 너를 사랑한다.
내 가슴은 내가 담을 수 있는 한 가득히-
솔직한 젊은 미소, 붉은 입술, 윤기 나는 젊은 머릿결을
간직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자, 조용히, 너의 귀여운, 찬 손안에 이 꽃잎을 간직 해두렴,
이것은 우리의 비밀! 평안히 잠들길;
너는 깨어나, 기억하고, 알게 될 것이다.
올해가 Anne of Green Gables(빨강머리 앤)이 100살이 되는 해라고 신문에 나서
Anne of Green Gables을 샀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책의 제사로 쓰인 것이
Browning의 시였습니다.
The good stars met in your horoscope,
Made you of spirit, fire and dew-
이 시의 전문을 읽어 보고 싶어 찾아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길고 40넘은 아저씨가 딸같은
아이를 짝사랑 한다는 내용은 맘에 들지 않지만 어쨌거나 앤의 성격을 잘 나타내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전에는 저도알고 남도 알 것 같은 시를 해석 해 보았는데(제가 처음 올린 시는 완전 베낀것, 올려야 한다는
긴장감과 의무감으로) 이번에는 좀 긴 시, 좀헷갈리는 시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Browning 때문이 아니고
Anne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시를 올립니다. 제 한계는 10줄인데 한계초과를 해 보았습니다.
혹시 내용이 이상하면 고쳐 주세요?
'빨강머리 앤'은 여자아이들을 위한 아동문학이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의외로 남자들도 많이 좋아 한다고 합니다.
Anne of Green Gables가 1908년 발간 될 때 미국의 대문호 마크 트웨인도 크게 호평 했다는 군요.
앤을 읽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앤이 문학소녀잖아요. 그래서 영미 문학의 걸작들이 작품에 많이 등장하고 성경의
여러 구절들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아이의 성장을 다루고 있지만, 인생의 절반도 지나간 어른 둘이 고아를 입양하기로 결단을 내리면서 처음으로 아이를 키우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는, 어른들에도 전하는 메시지가 참 많습니다.
자존심의 벽을 쌓아 상냥한 기분을 솔직하게 전하지 못하던 서툰 어른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껍질을 부수게 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진짜
사랑을 쌓아 올려 간다.(마츠모토 유코)
The good stars met in your horoscope,
Made you of spirit, fire and dew-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별의 영향으로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불멸의 영혼과, 그 혼을 사를 열정과 영롱한 이슬의 순수로 살아갔으면 합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estere 작성시간 08.07.21 어린소녀의 죽음..이시를 해석해서 올리셨군요. 대단하신 감각인걸요. 소설도 아니고 시를 해석 하실때 단어의 선택 , 어감의 선택 등등 쉬운일이 아니실터인데.. 얼마전 네이버 블로그에서 빨강머리앤을 올린 글을 보았는데.. 오늘 또 앤을 만났네요. 아름다운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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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straight 작성시간 08.07.22 저도 한번 책을 사서 읽어 보고 싶네요 요즘 나름대로 시절이 불안해집니다 먹는데 돈은 어쩔수 없이 쓰지만 그외엔 눈 딱 감고 씁니다 그럴때마다 생각나는 건 뭘 한탕해볼까 또 내일 어떻게 되더라도 하고 싶은거 먼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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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Jane 작성시간 08.07.22 긴 시의 번역에 도전하시다니, 그저 존경스럽습니다. 요즘은 인터넷 때문인지 제 마음도 많이 조급해져서 긴 호흡을 요구하는 두꺼운 책들은 아예 읽을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 그리고 제 생각에 화자는 옛날 자기가 짝사랑했던 열여섯 소녀를 그녀가 죽은 후 수십 년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에 순수의 표상으로 간직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화자는 48세 정도의 아저씨지만, 그녀 Evelyn은 그의 맘 속에 16세 소녀로 남아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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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놀란토끼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8.07.22 Jane님처럼 생각하니까 시의 내용이 정이가네요. 아무리 Anne이 좋긴 해도... 40넘은 아저씨가 주책이다 싶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맘이 놓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