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영시

Re:Moonlight Shadow - Annie Haslam (원곡-Mike Oldfield )

작성자은밤|작성시간08.11.23|조회수778 목록 댓글 4
 

노래 소개 감사합니다. 노래고 티비고 거의 보고 듣지 않고 살기에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사만을 보았을 때는 좀 느리고 서정적인 노래일 거라 짐작했는데

경쾌하게 흘러가는군요.


묘한 분위기를 그리고 있는 노래네요.


노래 가사는 rhyme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노래니까 가사의 음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요.

예를 들면 Saturday night은 단지(?) moonlight shadow와 어감이 잘 통해서

선정된 시점입니다. 다른 예는 좀 미스테리 같은

"Caught in the middle of a hundred and five."이라는 구절인데

여기의 a hundred and five 는 다음 구절

"The night was heavy and the air was alive,"

의 alive에 각운을 맞추느라 대략 선정된 숫자입니다.

앞 구절의 뜻은 명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작자 자신이 105명의 사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의 전체 분위기와 105명이라는

아주 많은 사람들과는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이 노래는 더 긴 버전이 존재하는데

이 부분이 다음과 같더군요.


The last time ever she'd seen him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The crowd gathered just to leave him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Caught in the middle of a hundred and five

Far away on the other side.


군중(crowd)이 모여들었다가 떠났다는 것인데, 토요일 새벽 4시에

105명의 군중이 모인다는 것도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그저 몇 명이

모였다가 흩어졌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혹시 장례식에 105명이

모였다가 가버렸다는 것으로 볼 수 없을까 했지만 이것도 moonlight shadow라는

가사가 앞뒤로 포위하고 있어 적당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Rhyme이

논리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시에서도 보는데 특히 노래에서 더 자주 있습니다. 유사하고 모호한 가사를

자꾸 반복하면서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수법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가사는 오히려 어떤 정서를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입니다.


한글 해석에서

"백 오번가에서였죠, 그의 죽음은" 이라고 하고 있는데, 105번가면

큰 도시에서나 있는 도로명입니다. 엉뚱한 해석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맨 앞 부분의 한글 해석

"지난 토요일밤 강에서 실종되었어요"을 보고 어, 웬 강? 하고 내 예쁜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총을 맞고 강으로 빠진 후에 시체를 찾을 수 없었다는

식의 내용은 가사의 다른 부분에서 전혀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노래 비디오에서도 그런 장면은 그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도망 중인 남자에게서 총을 맞았다고 되어 있는데, 노래 비디오에서는

결투를 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더군요. 이것도 서로 상충되는 점이지요.

별 상관은 없어요. 그저 별 생각없이 분위기만을 즐기면(?) 되기 때문이지요.

논리적으로 따지면 재미없어지는 것이겠지요. 남녀간의 로맨스도 마찬가지...)


영어 가사를 몇 개 찾아보니 절반쯤은

“Lost in a river last saturday night” 처럼 되어 있더군요. 노래를 직접

들어보니 확실히

"Lost in a riddle that Saturday night," 로 들렸습니다.

riddle은 바로 뒤에 나오고 또 그 후에도 나오는 middle에 rhyme을

맞추기 위해 선정된 단어임이 분명합니다. 수수께끼 같은(미스터리한)

토요일 밤에 죽었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영어권 사람들도 서로 다르게 보는 다른 부분도 있고, 번역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더 있지만 노래의 전체 뜻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기에

이만 줄이렵니다.


- 은밤 081123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은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1.23 글을 올리고 고칠 것이 있어 "수정" 버튼을 누르고 내용을 고친 후에 또 "수정" 버튼을 누르고 그러면 "...수정되었습니다." 하고 나오네요.
  • 답댓글 작성자estere | 작성시간 08.11.24 선장님덕에 아침부터 ㅋㅋ ㅎㅎ ^^ 이러고 아침운동 갑니다. 사실 이 가사의 주인공이 존레논이라네요... 어떤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설정이였겠죠. 가사내용의 배경은 좀더 슬프게 좀더 애절하게 좀더 극적으로 말이지요.. 그것이 작가의 의도였을 겁니다. 팩션 사극처럼 말이지요.. 요즘 역사왜곡이냐 색다른 역사의 재해석? 이냐로 논란이 뜨겁던 걸요.. 단 아이들에겐 잘 말해 주어야 할 것 같아요. "얘야.. 저건 사실이 아니란다.. 재미를 위한 상상 이야.." 선장님 감사합니다. 재밌는 설명 일주일도 잘 지내시고요..^^*
  • 작성자은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1.24 음악가가 존 레논 관련은 부인했다는 글을 위키피디아에서 보았습니다. 우연히 존 레논이 사건을 당하던 날 옆 호텔에 있었긴 했다는군요. 그래서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부연했습니다만 그냥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면 족할 것입니다. 세상에는 워낙 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 답댓글 작성자estere | 작성시간 08.11.24 그렇군요.. 아.. 또 새로운 사실 하나 알았네요.. 덕분에.. 그래도 잠재적 영향 그거 저는 공감합니다. 사람의 의식세계에는 잠재되 있는 무의식이 굉장한 빙하의 하층 같은거라고 옛날 스승님이 그러셨어요.. 저는 그 잠재의식을 믿습니다.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