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부처를 믿는 종교가 아니다.
"불교를 배운다는 것은 곧 자기를 배우는 일입니다."
자기를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잊어버리는 것이지요.
자기를 잊어버리는 것은 자기를 텅 비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자기를 비울 때 모든 것이 하나가 됩니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지만 자기를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온갖 집착에서, 조그마한 명예에서, 사소한 이해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아무 것도 없었다.
자기를 비울 때 모든 것이 하나가 되며 자기를 비울 때 그 어떤 것이라도 대립되지 않는 자유로워진 자기 자신이 드러납니다. 이것을 불교적인 표현을 하면 진공묘유(眞空妙有) 텅 비울 때 오묘한 것이 있다는 것이지요. 모든 고난으로부터 해탈된 자기, 모순과 갈등으로부터 벗어난 자기, 이러한 개체인 자기로부터 전체인 자기로 탈바꿈한다고 하지요.
흔히 불교는 부처님을 믿는 종교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 말을 명심하십시오.
불교는 부처님을 믿는 종교가 아닙니다.
얼핏 들으면 모순된 것 같지만 부처님을 믿는 종교가 아닙니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자기 자신이 몸소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그토록 강조한 "무아(無我)"란 "자신을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나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것이 사물을 바르게 보는 것이며,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것이다. "나"를 멈추면 있는 그대로가 진리이다. ‘내'가 말하고 생각하는 것을 멈추면 ’바르고 완전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이 지금 이 자리의 진리를 발견하는 길입니다.
깨달음의 길입니다. 자기실현의 길입니다.
자기 형성의 길입니다. 부처는 단지 먼저 이루어진 인격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자기 탐구를 하라는 것입니다.
불교는 자기 탐구의 종교입니다.
불교는 자기로부터 시작하는 종교입니다.
자기 탐구의 과정에서 수많은 자기를 만나게 됩니다.
곧 이웃과 중생들의 존재를 인식하게 됩니다.
초기 불교에서 자가 자신을 강조한 것은 자기로부터 시작하라는 뜻에서입니다.
자기로부터 시작해서 이웃과 세상에 도달하라는 것입니다.
자기에 머물러 있으면 그것은 불교가 아닙니다.
개체에서 전체로 변신입니다. 이것은 질적인 변화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갇혀있으면 불교도 아니고 종교도 아닙니다.
참된 지혜란 함께 살고 있는 이웃의 존재를 찾아내는 따뜻한 눈길입니다.
출처 : 법정스님 법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