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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중의 뼈, 살 중의 살"_창2:18~25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23.03.19|조회수238 목록 댓글 0
미켈란젤로, [이브의 창조 Creation of Eve], 시스틴채플

 
1.
하나님이 사람 아담에게 이름을 짓게 합니다. 아담이 이름을 짓다가 지쳤을까요. 잠들어 있을 때, 하나님이 아담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돕는 배필로 여자를 창조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이 이야기를 근거로, 교회는 남자에게서 나온 여자를 열등한 존재로 여겨 왔습니다. 여자의 역할을 남자의 단순 조력자로 제한해 왔습니다. 이런 성서 해석은 아쉽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도우십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돕는다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돕는 배필이라는 건, 신성을 지닌 존재라는 뜻이겠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건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 여자가 하나님 같은 성품과 능력으로 남자와 동행한다는 뜻이겠습니다. 조력자는 보조자라는 뜻이 아닙니다. 단순 조력자란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돕는 건 돕는 이가 하나님처럼 유능하기에 도울 수 있습니다.

 

2.
아담이 여자의 이름을 지을 때, 이렇게 말합니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아담과 이브는 서로에서 속했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하나하나가 아니라 하나입니다. 제각각이 아니라 서로 속해 있습니다. 아담이 다른 생물들을 어떻게 이해했는진 분명치 않으나, 사람과 사람이 서로 속한 존재라 이해한 건 분명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이주민과 선주민, 노인과 청년이 서로 연결된 존재입니다. 모든 사람은 그 뼈와 뼈가, 그 살과 살이 서로 속해 있습니다. 바울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유대 사람도 그리스 사람도 없으며,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와 여자가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입니다(2:28).

 

3.
쁘라와 세닝문추님은 관광비자로 입국에 10년 동안 축사에서 일했습니다. 돼지들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축사에서 잤습니다. 축사에서 마지막 숨을 쉬고 한국에서 10년 관광을 마친 날, 쁘라와 세닝문추 님은 67세였습니다. 축사의 주인이 세닝문추님을 트랙터에 실어 산에 버렸을 것으로 경찰은 추측합니다(한겨레신문23-3-8). 34일에 야산에서 발견된 세닝문추님은 언제 죽었는지 아직 모릅니다. 서러운 죽음입니다. 서러운 죽음의 이유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속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잡아먹는 돼지를 키우는 축사에서 사람이 10년 동안 살다가 죽은 건, 죽음이 아니라 죽임입니다.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을 죽인 건, 살인이 아니라 자살입니다.

 

4.
미늉 씨와 소원이, 하늘이가 18()에 책방에 들렀습니다. 원가정 복가를 위한 상담을 받고 찾아왔습니다. 미늉 씨는 베트남에서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왔고,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30센티짜리 나무 젓가락으로 아이들 종아리를 각각 한 대씩 때렸다는 혐의로 경찰에 신고돼 2년 여 아이들과 엄마는 분리되어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보내온 오징어 14마리를 선물로 주고 갑니다. 보호시설에 분리되어 있다가 주말에 엄마를 만난 아이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분리된 이후 만날 때마다 울던 엄마 얼굴에도 여유가 비칩니다. 늦어도 8월엔 고은, 소원, 하늘 모두 엄마 집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교회와 이웃들이 돈을 모아 아이들 타고 다닐 중고차를 준비했었고, 교회가 삼백만 원을 빌려주어 두 개 짜리 방을 임차해 복가 준비를 마쳤습니다. 미늉 씨는 매월 오십만 원 씩 갚고 있습니다. 교회 연보 계좌에 입금하고 있습니다. 미늉 씨의 연보 삼백만 원을 특별한 항목으로 관리해, 또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면 어떨까요. 사람과 사람은 서로 속해 있으니까요. 모든 사람은 서로 속해 있어서,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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