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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성북동 국숫집에서 / 김재룡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19.06.21|조회수228 목록 댓글 0

 

차고 맑은 날 성북동에서

시를 쓰는 이들과 백석을 이야기하며

이태준 생가를 나와 국숫집으로 간다

삶은 문어와 양지마리 수육

맑은 술 몇 잔 매운 겉절이가 붉다

 

미시령을 넘어와 아야진 앞바다 혹은

학사평을 지나 외옹치로 빠져나가는 바람

그 근원을 궁금해 하는 것이 같았다

문득 부드러운 국수 가닥이

울컥 목울대에 걸릴 때 보았다

 

만주나 시베리아에서 시작되었겠지

어쩌면 개마고원을 떠나온 바람이

아리랑고개를 넘어와 하필

마주 앉은 성북동에서

잠시 머문다는 것을

 

국수 그릇을 앞에 놓고

마주 앉았을 뿐인데

시를 쓴다는 것이

무슨 생애들이 이다지 뜨거우냐

 

 

[개망초 연대기], 달아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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