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7월 7일 화요일, 6월 24일 수요일로부터 정확히 2주 경과,
오늘에야 나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사연인즉슨, 다음과 같다. ^^
최근에 의정부시 장암동 주공아파트 706동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왔고,
그들의 접촉자, 접촉자의 접촉자, 접촉자의 접촉자의 접촉자로 감염이 확산되어,
의정부 발(發) 코로나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 가족은 의정부 시민이고,
이번 코로나의 진원지인 장암 주공 7단지는 우리 동네는 아니나 바로 이웃 동네다.
버스로는 한 정거장, 도보로는 10분 정도 거리이고,
널찍한 간선도로를 건너야 하는 길 건너편이긴 하나,
그쪽 상가를 우리 동네 주민들이 이용하고, 우리 동네 상가를 그쪽 주민들이 이용하는 등,
생활권이 상당 부분 겹친다.
그런데 그 동네 주공아파트 706동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고, 두 번 째 확진자는 첫 확진자의 아들인 고1 남학생인데...
그 남학생이 우리 동네의 스터디 카페(요즘 뜨는, 독서실과 카페의 중간 형태의 공부 공간)를 다녔고
그 스터디 카페로 말할 것 같으면,
현재 스코어로 동네 백조인 내 딸 두 명이 정기권을 끊어서 다니는 곳이다... ㅠㅠㅠ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맏이를 제외한 내 딸 두 명이 한시적인 동네 백조인 이유는...
96년생 막내 딸은 대학 4학년인데 대면 강의가 중단 되어 학교를 못 가고 집에 있으니 백조.
90년생 둘째는,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박사과정에 5년 장학생으로 뽑혀서 8월 학기 출국 예정이었지만
비자 발급이 중단 되어서 하염없이 대기하다가
결국은 8월 학기 출국이 무산되고 내년 1월로 입학이 연기되어 집에 있으니 백조,
(하긴 미국에서 오란다고 해도 지금은 못 보낸다, 그 코로나 소굴...)
이렇게 백조 둘이서 집과 스터디 카페를 오가며 날을 보내던 중에,
확진자의 동선에 포함이 되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그 남학생은 6월 23일 늦은 밤에 스터디 카페에 들러서 24일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하고 퇴실한 뒤
같은 날 17시 30분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우리 딸들은, 그 남학생과 같은 시간대에는 카페에 있지 않았지만
24일 낮 시간에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왔다.
그리고 카페의 방역은 당연히, 확진자가 판정을 받은 시간 이후에 이뤄졌다.
즉, 우리 애들은 확진자가 다녀갔던 같은 날 같은 공간에
방역 조치가 미처 이뤄지기 전에 머물다가 온 것이다.
그 남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시청과 보건소 등에서 나와서 출입자 기록과 CC TV 등을 확인하여
동일한 시간대에 머물렀던 아이들에게는 모두 자가 격리 통보를 했고
우리 애들은 확진자와 동일한 시간대에 머물지는 않았으므로 자가 격리 대상에서는 빠졌는데...
문제는 스터디 카페에서는 다들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사방이 트인 공간이 아닌 밀폐된 공간이라는 점이다.
우리 애들은 확진자와 동일한 시간대에 거기 머물지는 않았다,
하지만 확진자가 다녀간 공간에, 그것도 밀폐된 공간에, 방역 조치가 이뤄지기 전에 수 시간을 머물다 왔다...
그 남학생이 재학중인 H고에서는 비록 며칠 간이지만 해당 학년 전교생이 등교 중지가 되었었다.
스터디 카페와는 비교가 안 되게 넓고 트인 공간인 학교에서도 이렇게 선제 조치를 했는데
하물며, 좁디 좁은, 그것도 밀폐된 공간인 스터디 카페에 있었던 아이들이야말로 전수 검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애들만 따로 개별 검사를 받도록 해볼까?
그냥 있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저런 근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지난 2주 동안 우리 가족은 긴장의 끈을 늦췄다 조였다를 반복하며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일단은 우리 아이들에게 아무런 증상도 없고,
보건 당국에서 정확히 판단하여 우리 애들을 자가격리 대상에 포함을 안 시켰을 거다 생각을 하면서도
확진자가 마스크도 쓰지 않고 다녀간 밀폐된 공간에 방역 조치 이전에 수 시간 머물렀다는 사실이 영 께름찍하여,
코로나 잠복 기간을 인터넷에서 찾아 보기도 하고,
만성 비염 환자인 막내의 평소와 다름 없는 증상도 예사로 안 보여서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하면서
그렇게 2주 간을 보낸 것이다.
그동안 다행스럽게도 스터디 카페에서는 더 이상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고
자가 격리 되었던 다른 집 애들도 2주가 경과하여 이제 격리가 풀리게 되었을 것이니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마음 졸였던 우리 가족도 비로소 긴장을 풀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정말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이틀 전에도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저녁 나절에 집 뒤 상가에 물건을 사러 가는데,
상가 건물 4층에 있는 요양원에서 나오신 듯한 할머니 한 분을 휠체어에 태워서 대기중인 구급차로 이동시키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할머니를 모시고 가는 구급대원 두 사람이, 텔레비전에서나 본 흰색 전신 방호복을 입은 것이다.
그 방호복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코로나 환자 이송 중인가 싶어서...
그 할머니를 태운 휠체어는 내 옆을 지나갔는데,
나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할머니도 마스크를 쓰고 계셨지만
그 방호복 입은 구급대원들 때문에 엄청 신경이 쓰였더랬다.
그래서 어제 오늘 부지런히 의정부시청 홈페이지를 들여다 봤는데, 다행히도 4일 이후에는 의정부시 확진자가 없었다.
참으로 어려운 시절이 힘겹게 지나가고 있다.
이 어두운 터널의 끝에 당도할 날은 과연 언제가 될 것인가?
하루 하루가 아슬아슬하고 내일과 모레는 더더욱 불투명한 한반도의 7월,
자고 일어나면 내 나라보다 훨씬 더 심각한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 지구촌의 7월...
인간은 한 치 앞을 모르는 어리석은 존재라는 것,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에게 사정 없이 휘둘리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
그 유한함과 무력함이 절실하게 느껴져서
전보다 더 간절히 하나님께 무릎을 꿇게 되고 기도가 절박해진 요즘이다.
무서운 바이러스가 내 자식들의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갔다.
하나님! 돌보심과 보호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한 치 앞을 모르는 이 어둠 속을, 하나님 손 꼭 붙잡고 헤쳐 나가게 이끌어 주세요!
우리 카페 회원 여러분 모두, 이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제이슨리 작성시간 20.07.09 이크마이실수 Thanks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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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수정구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7.09 ㅎㅎㅎ 저야말로 Thanks 입니다. ^^
뉘신지 감이 잡히긴 하는데, 확실치는 않고요,
그 사진에 대해서 지금도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아기를 업은 모습을 대문짝만 하게 찍은 거라 인상이 깊으셨나봐요.
그 때 업고 있던 아이는 맏이고요, 이제 미국 갈 아이는 둘째랍니다.
1월에 가려고 했는데, 가을 겨울에 또 코로나 대유행이 올 거라고 하니, 아예 8월로 미뤄야 하나, 하고 아이 심정이 복잡한가 봅니다.
학과장 교수가 금요일까지 결정해달라고 했으니,
오늘 밤까지 생각해보고 결정해서 메일을 보낼 거라고 하네요.
모든 문제의 해답은 하나님께서 쥐고 계심을 알기에
지혜를 주시고 인도하여 주시길 날마다 간구하고 있습니다.
제이슨리님, 영화 '블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에서 강렬한 명연기를 보여줬던 제니퍼 제이슨 리가 생각이 나네요.
감사드립니다. 평안한 목요일 되시어요. ^^ -
작성자지존 작성시간 20.07.09 정말 마스크를 안쓰고
그런데도 다행이 두딸들에게 아무런 증상이 없다니 정말다행스러운걸
그런데 언제까지 이래 살아야 할지 앞이 깜깜한 현실 -
답댓글 작성자수정구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7.09 그러게요,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아야 할지 앞이 깜깜...
우리 반 애기들 얼굴을 저는 여태 제대로 못 외웠어요.
5월 하순 부터 등교 개학을 하긴 했으나
일주일에 홀수 짝수로 나뉘어서 교대로 하루 씩만 학교를 나오고
급식 시간에 밥 먹을 때 외에는 마스크를 줄곧 쓰고 있으니...
아가들 얼굴을 제대로 외울 새가 없어요.
1학년은 생활기록부에 얼굴 사진을 찍어 올려야 하는데
마스크를 벗겨서는 안 되니 사진도 여태 못 찍었고요.
어서 이 터널을 빠져나갈 날만 기다립니다.
지존님 항상 감사드려요. 평안한 하루 되시어요. ^^ -
작성자베리꽃 작성시간 20.07.09 두 따님이 동네에 이쁜 백조들이군요.
코로나가 젊은이들의
발목까지 잡고 있네요.
나이 이 만큼 먹은 우리들이야 우찌되든
젊은이들이 꿈을 펼쳐야하는데요.
요즘은 살얼음판 같은 날들을 살아가네요.
산불조심 같은 건 문제가 아니에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