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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지의 세계 / 황인찬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19.06.22|조회수130 목록 댓글 0

 

 

저녁에는 양들을 이끌고 돌아가야 한다

 

희지는 목양견 미주를 부르고

목양견 미주는 양들을 이끌고 목장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생활도 오래되었다

 

무사히 양들이 돌아온 것을 보면

희지는 만족스럽다

 

기도를 올리고

짧게 사랑을 나눈 뒤

 

희지는 저녁을 먹는다

 

초원의 고요가 초원의 어둠을 두드릴 때마다

양들은 아무 일 없어도 메메메 운다

 

풍경이 흔들리는 밤이 올때

목양견 미주는 희지의 하얀 배 위에 머리를 누인다

 

식탁 위에는 먹다 남은

익힌 콩과 말린 고기가 조용히 잠들어 있다

 

이것이 희지의 세계다

 

희지는 혼자 산다

 

 

[희지의 세계], 민음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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