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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네로-사랑받는 작은 개에게 / 다니카와 슌타로谷川俊太郞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19.06.23|조회수376 목록 댓글 3

 

 

네로

곧 다시 여름이 온다

네 혀

네 눈

네가 낮잠 자는 모습이

지금 내 앞에 뚜렷이 살아난다

 

너는 여름을 단 두 번밖에 알지 못했지만

나는 벌써 열여덟 번의 어름을 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내 여름이나 내 것이 아닌 여름들을 상기하고 있다

메종라피트Maisons-Laffitte의 여름

요도淀의 여름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 다리의 여름

오랑 Oran의 여름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도대체 인간은 지금까지 몇 번의 여름을 알고 왔는지 하고

 

네로

곧 다시 여름이 온다

그러나 그것은 네가 있던 여름이 아니라

또 다른 여름

전혀 다른 여름이다

 

새 여름이 오고

나는 새것들을 알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것 추악한 것 나에게 힘이 될 것 날 슬프게 만들 것

그리고 나는 물어볼 것이다

무엇일까

왜일까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네로

너는 죽었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 먼 곳에 가서

네 목소리

네 감촉

네 마음까지

지금 내 앞에 뚜렷이 살아난다

 

그러나 네로

곧 다시 여름이 온다

새롭고 한없이 넓은 여름이 온다

그리고

나는 역시 걸어갈 것이다

새 여름을 가을을 겨을을 맞이하고

봄을 맞이하고 더 새로운 여름을 기대하면서

모든 새것을 알기 위해

그리고

내 모든 질문에 스스로 답하기 위해

 

 

[사과에 대한 고집],비채, 2017(2015).요시카와 나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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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JOOFE | 작성시간 19.06.24 나는 벌써 열여덟 번의 여름을 안다......

    네로는 검은고양이 이름이었는데 일본에서는 개의 이름이었나요.
    검은 고양이 네로, 네로!라는 노래가 떠오릅니다.
  • 작성자플로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6.24 "... 검정 고양이 네로" 노래 생각이 납니다 ㅋㅋ. 시집 <<이십억 광년의 고독>>(1952)에 실린 시 . 시인이 1931년생. 18세 때 작품일까요?
  • 답댓글 작성자JOOFE | 작성시간 19.06.24 쉬프트키를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변환시켜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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