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로
곧 다시 여름이 온다
네 혀
네 눈
네가 낮잠 자는 모습이
지금 내 앞에 뚜렷이 살아난다
너는 여름을 단 두 번밖에 알지 못했지만
나는 벌써 열여덟 번의 어름을 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내 여름이나 내 것이 아닌 여름들을 상기하고 있다
메종라피트Maisons-Laffitte의 여름
요도淀의 여름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 다리의 여름
오랑 Oran의 여름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도대체 인간은 지금까지 몇 번의 여름을 알고 왔는지 하고
네로
곧 다시 여름이 온다
그러나 그것은 네가 있던 여름이 아니라
또 다른 여름
전혀 다른 여름이다
새 여름이 오고
나는 새것들을 알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것 추악한 것 나에게 힘이 될 것 날 슬프게 만들 것
그리고 나는 물어볼 것이다
무엇일까
왜일까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네로
너는 죽었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 먼 곳에 가서
네 목소리
네 감촉
네 마음까지
지금 내 앞에 뚜렷이 살아난다
그러나 네로
곧 다시 여름이 온다
새롭고 한없이 넓은 여름이 온다
그리고
나는 역시 걸어갈 것이다
새 여름을 가을을 겨을을 맞이하고
봄을 맞이하고 더 새로운 여름을 기대하면서
모든 새것을 알기 위해
그리고
내 모든 질문에 스스로 답하기 위해
[사과에 대한 고집],비채, 2017(2015).요시카와 나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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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JOOFE 작성시간 19.06.24 나는 벌써 열여덟 번의 여름을 안다......
네로는 검은고양이 이름이었는데 일본에서는 개의 이름이었나요.
검은 고양이 네로, 네로!라는 노래가 떠오릅니다. -
작성자플로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6.24 "... 검정 고양이 네로" 노래 생각이 납니다 ㅋㅋ. 시집 <<이십억 광년의 고독>>(1952)에 실린 시 . 시인이 1931년생. 18세 때 작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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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JOOFE 작성시간 19.06.24 쉬프트키를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변환시켜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