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그리다'는 말이 '구부리다'는
말의 추억을 가지듯이,
고개 숙인 양달개비 푸른 꽃은
어느 깨진 하늘의 사금파리일까
지금 이곳이 살아야 할 곳이
아니라는 표지처럼,
무한 경고처럼
양달개비꽃은 푸르고,
이질 설사의 배설물 같은
흰 개망초꽃 사이,
퍼질러 앉은 오십대 여인들의
엉덩이가 유난히 커 보인다
이 세상에 당신은
계 모임 하러 왔던가
[아, 입이 없는 것들], 문학과지성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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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그리다'는 말이 '구부리다'는
말의 추억을 가지듯이,
고개 숙인 양달개비 푸른 꽃은
어느 깨진 하늘의 사금파리일까
지금 이곳이 살아야 할 곳이
아니라는 표지처럼,
무한 경고처럼
양달개비꽃은 푸르고,
이질 설사의 배설물 같은
흰 개망초꽃 사이,
퍼질러 앉은 오십대 여인들의
엉덩이가 유난히 커 보인다
이 세상에 당신은
계 모임 하러 왔던가
[아, 입이 없는 것들], 문학과지성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