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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더 큰 첨벙 /고훈실

작성자느티나무|작성시간19.06.24|조회수152 목록 댓글 0

더 큰 첨벙*

                          고훈실

 



누군가 수면을 향해 뛰어 내린다

물의 다리들이 순식간 허공에 자라고

다리는 소리와 충돌한다

 

출렁이는 물의 체위

흔들리는 노란 다이빙 플랫폼

물은 제 안으로 다리를 꺽는다

 

첨벙,보다 먼저 들어 올렸던 다리들

소리 보다 먼저 소리의 장례를 치른다

생의 수면은 다시 태몽을 꾸고

 

첨벙, 물이 뱉어 낸 소리에 그림자가

어깨를 움츠린다

일렁이는 수면, 곧 지워질 물의 타박상

 

첨벙, 소리를 끝낸 수면을 향해 누군가 또

다이빙을 꿈꾼다

 

그것은 소리의 자의식을 난타하는 일

이음새가 떨어진 다리들이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는 꿈

혹은 물의 생식력을 은폐하는 일

 

물에 뛰어 드는 순간

깊고 푸른 소리를 조심해야 한다

아주 투명한 방식으로 가격하는

첨벙,

생의 표면에 흉터를 남긴다

 

 

*데이비드 호크니 그림

 

동리목월 201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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