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은 열두 개
김정례
내가 보낸 전사통지서는 잘 도착했겠지
태양의 어깨는 나의 은신처
빗방울에 숨어든 얼굴
숨을 쉰다는 것은 신의 저주
나는 어제의 나를 죽였다
가면이 바뀔 때마다 모르는 내 앞에 서는 너
창밖의 풍경을 먹고 산다 씹는 맛이 절반인 와삭와삭 아
오리 T본스테이크 바삭한 새우튀김처럼 빨간 갑옷 버터구
이 랍스타처럼
내 입은 열두 개, 잠을 쫓아오는 꿈은 일곱 번째 지옥문,
없는 이빨이 마구 씹어대 고무토막 차밍껌을 씹어 말풍선
을 불 땐 풍선에 가득 찬 말 말 말을 타고 벼랑에서 추락해
말을 잃어버린 건 참을 수 있어
알칼로이드가 잠재운 고통은
한 시간이면 족해 뼛속까지
찌르는 아픔에 대못을 박아주지
머라칼을 움켜쥐고 뒹굴고 몰핀, 몰핀
내 식도에 독주를 부어줘
밤하늘의 별이 아름답지만 스스로 몸을 버리는 별똥별
나를 던지고 이방인이 되는
시집 ㅡ <새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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