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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은 열두 개 / 김정례

작성자김명서|작성시간19.06.24|조회수129 목록 댓글 0



내 입은 열두 개

  김정례



  내가 보낸 전사통지서는 잘 도착했겠지

  태양의 어깨는 나의 은신처


  빗방울에 숨어든 얼굴

  숨을 쉰다는 것은 신의 저주

  나는 어제의 나를 죽였다


  가면이 바뀔 때마다 모르는 내 앞에 서는 너


  창밖의 풍경을 먹고 산다 씹는 맛이 절반인 와삭와삭 아

오리 T본스테이크 바삭한 새우튀김처럼 빨간 갑옷 버터구

이 랍스타처럼


  내 입은 열두 개, 잠을 쫓아오는 꿈은 일곱 번째 지옥문,

없는 이빨이 마구 씹어대 고무토막 차밍껌을 씹어 말풍선  

을 불 땐 풍선에 가득 찬 말 말 말을 타고 벼랑에서 추락해


  말을 잃어버린 건 참을 수 있어

  알칼로이드가 잠재운 고통은

  한 시간이면 족해 뼛속까지

  찌르는 아픔에 대못을 박아주지


  머라칼을 움켜쥐고 뒹굴고 몰핀, 몰핀

  내 식도에 독주를 부어줘


  밤하늘의 별이 아름답지만 스스로 몸을 버리는 별똥별

  나를 던지고 이방인이 되는



시집 ㅡ <새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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