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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관련 상식

항공상식(중국 민항기 김해 사고 바른 이해)

작성자김재훈|작성시간04.09.03|조회수310 목록 댓글 0
지난 번 김해공항에서 발생했던 중국 민항기 사고와 관련된 항공상식을 몇 가지 소개 드리겠습니다. 당시 중국 민항기 사고를 접하고 우리들은 한 때나마 경악과 충격에 휩싸여야 했습니다.


우리는 본 사고를 통하여 다시 한번 조종의 어려움과 악천후와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때로는 출발지 공항에서 날씨가 나뻐서 항공기가 결항될 경우, 이런 사고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줄 모르고 결항에 대하여 무모하게 항의하는 승객들의 거친 농성을 보면서도 조종사들이 목적지 기상이 나빠서 못 간다고 말해야 하는 심정을 약간은 이해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당시 사고를 보도한 국내 언론의 기사중 일부 부정확한 내용이나 표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사고 당일 일부 언론의 보도에서, 국내 항공사들은 기상 여건때문에 김해 공항에 취항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독 중국 항공기가 착륙 접근을 시도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식으로 보도가 나갔습니다.

2) 사고기는 인천으로 회항을 하다가 다시 김해로 돌아와 착륙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3) 또 오늘(4.17일)은 사고기 기장은 선회비행 경험이 없는 조종사였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보도를 접하면서 일반인들은,

1) 김해 공항을 잘 아는 국적선사들은 당시 김해공항을 운항하지 않았는 데 중국항공기만 왜 무모하게 착륙하려고 했는가?

2) 인천으로 회항을 마음 먹었다면 회항을 할 것이지 다시 착륙을 시도했는가?

3) 기장이나 되어 가지고 선회비행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떻게 항공기 조종을 한다고 할 수 있나 하는 의아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이 보도를 보면, 중국 항공기가 무모하게 접근하여 착륙을 감행하려고 시도한 것처럼 항공 문외한인 일반인들에게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할 소지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보도는 전문성이 결여된 부정확한 보도라고 할 것입니다. 단지 국적선사(National Flag Carrier)들이 취항코자 한 시간대에는 공교롭게도 김해공항 착륙이 금지되는 보다 더 악화된 기상 여건이었기 때문에 항공기를 보내지 않은 것일 뿐이었지 사고기 조종사가 더 무모하였다고 비난할 성질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천공항으로 회항하다가 다시 김해 공항에 착륙하려고 한 부분은, 김해 공항으로 접근할 최초에는 기상이 착륙 허용치 이하이었기 때문에 조종사들이 인천공항으로 회항을 결심하고 인천으로 가려고 막 시도하는 중에 김해 공항 상공 기상이 순간적으로 착륙 허용치 이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에 다시 김해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게 된 것이었으며, 해당 공항에 착륙을 감행하는 것은 조종사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제탑에서 기상을 확인한 후 착륙허가를 발부해야만 착륙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당시 김해공항에 착륙하려고 한 사고기 조종사를 나무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고기 조종사가 선회비행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 보도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조종사가 공중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비행을 아니 해 봤다면 말이나 됩니까? 이 표현은, " 해당 편 기장은 그간 김해 공항에 5 차례나 취항한 경험이 있으나 김해공항에서 선회 접근 후 착륙(Circling Approach & Landing)을 해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비행장에는 공항 주변에 높은 장애물이 없고 활주로도 길며, 항공기 유도 관제시설도 잘 갖춰진 공항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공항이 있습니다. 모든 여건이 충실한 공항은 일반공항으로 분류하는 데 반하여, 각종 시설이나 활주로 길이, 장애물 등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어 조종사들이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공항은 특수 공항으로 분류를 합니다. 이러한 특수 공항에 취항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일반 공항 취항자격보다 더욱 까다로운 훈련과 현장 비행 경험 등이 요구됩니다.

김해 공항은 우리나라에서 인천, 김포 공항에 이어 3번째 큰 국제 공항이지만 공항 주변의 지형지세 상으로는 비행장으로서는 여건이 별로 좋지 않은 공항으로 조종사들에게는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난 공항에 들어가서 B급 특수공항(특수공항에는 A, B, C 3개 등급으로 다시 분류됨)에 속합니다.

금번 사고에서 항공기가 충돌한 신어산이라는 500 미터가 넘는 지상 장애물이 공항과 너무 가깝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김해 사고에서 기장이 " 김해 공항 선회 접근 비행" 경험이 없다고 지적되었던 "선회 접근 비행"이란 도대체 어떤 비행인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김해 공항의 활주로가 놓여 있는 위치 방위각은 S 180 도, N 360 도이며 이 경우 내륙쪽에서 부산만 바다쪽을 향하여 착륙하는 활주로는 18번 활주로, 바다쪽에서 내륙쪽으로 접근하면서 착륙하는 경우는 36번 활주로라고 부른다는 점은 일전에 소개드린 바가 있습니다.

강바람(해풍)이냐 산바람이냐에 따라서 활주로 착륙 방향이 달라진다는 점과 항공기는 늘 맞바람을 받으며 이착륙을 하여야 한다는 상식도 그간 저가 소개 올린 항공 상식을 읽으신 분들은 기억이 나실 것입니다. 4.15일의 경우는 바다에서 육지쪽으로 바람이 불어왔기 때문에 18번 활주로로 착륙을 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즉 신어산이라는 높은 장애물을 넘어와서 착륙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오해하는 사항은, 저가 언급한 것처럼 내륙쪽에서 신어산을 넘어와 활주로와 정대한 후에 착륙을 할 것이라는 선입견입니다.

만일 김해 공항처럼 비행장 인근에 신어산이라는 높은 장애물이 버티고 있는 경우, 장애물의 상공을 넘어와서 바로 착륙을 하려고 한다면 그 항공기는 활주로가 시작되는 착지점 부분에 착지가 불가능하고 아마 활주로의 절반 정도를 지나서, 즉 Touch Down Point 를 훨씬 지나서 착지가 이뤄지게 되며, 이럴 경우 지상활주를 시도한 항공기가 활주로의 끝에 도달하여도 항공기를 정지시키지 못하는 활주로 초과(Over Run) 사고를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곡예비행으로 신어산 장애물을 피하자 마자 급강하를 하여 요행히 활주로의 시작점에 정확하게 착지를 시킬 수 있는 고도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항공기는 안전 착륙에 필요한 안정된 자세와 활주로 정대(항공기가 활주로와 수직 수평 상태가 나란하게 되는 것을 표현한 항공 전문용어) 시기가 늦어지거나, 그것도 아니면 속도처리가 불가하여(착륙 시에 요구되는 속도 보다 너무 빨라서) 또 다른 사고 요인이 될 것임이 자명합니다.

그래서 김해공항과 같이 공항에 인접하여 높은 장애물이 있는 공항에서는 장애물이 있는 방향에서 접근하여 착륙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선회 접근 착륙(Circling Approach & Landing)을 하여야만 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선회한다고 하면 장애물을 살짝 피하여 착륙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선회 접근 착륙이란 것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있는 착륙 기법입니다. 장애물이 표시된 비행장 활주로 배치도를 우리가 모두 보면서 설명 드린다면 비교적 쉽게 설명드릴 수 있지만, 글로써만 설명 드리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칼맨이라면 이 정도의 상식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되므로 성의껏 설명을 시도해볼까 합니다.

김해 공항 접근 항공기에게 18 번 활주로로 착륙 허가가 내려졌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한 항공기는 고령과 밀양의 중간 상공으로 김해공항 쪽으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창원공단(내륙쪽에서 보면 창원은 김해 공항의 우측에 위치) 상공을 지나 진해만 쪽으로 바다로 나가게 됩니다. 물론 창원공단을 지날 때 김해공항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보이지가 않기 때문에 승객들은 바다가 나타나면 바다쪽에서 접근하여 착륙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게 됩니다, 가덕도 앞바다에서 180도 선회를 한 항공기는 이번에는 김해공항 활주로를 우측으로 보면서 북상을 하게 됩니다. 이 비행기는 신어산까지 가지 않고 그 이전에 다시 우선회를 하고 다시 우선회를 한번 더 하면 18번 활주로와 정대가 되게 되는 것이며, 이제 활주로에 접근하면서 더욱 속도를 줄인 후 안전하게 착륙하게 됩니다. 이 기법이 선회 착륙 기법입니다. 물론 여기서는 선회착륙에 요구되는 물리적인 항공기 이동상황과 장주 비행 Pattern만 설명 드렸지만 선회 착륙을 위해서는 바람이 10 Knots를 초과하여서는 아니 되며, 특히 비가 와서 활주로가 미끄러운 경우는 10 Knots가 아니라 5 Knots를 초과해서는 아니 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많음도 첨언합니다.

지금 설명을 듣고 선회착륙을 하는 것은 장애물을 어떻게 피하는 것인가 하는 요령을 여러분들도 간파하셨겠지만, Circling App. 는 한 마디로 장애물 상공을 항공기가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물을 우회하여 장애물과 활주로 사이 상공으로 항공기가 진입하는 비행 기법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조종사들이 선회 착륙에서 반드시 준수하여야 하는 조건이 하나 있는 데, 가덕도 상공에서 일로 북상할 때 오른쪽에 전개되는 활주로를 단 한 순간이라도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예를 들어 약 2초 동안 구름에 가려서 김해공항 활주로가 안 보이다가 다시 계속 보였다면) 이 비행기를 착륙 시켜서는 아니 된다는 점이며 이는 안전상 반드시 지켜야 할 요구사항으로 우리 조종사들은 이를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음도 말씀 드립니다.

그렇다면 어제 사고기의 사고 요인을 여러분들도 이제는 확연하게 알아차리셨을 것입니다. Circling 을 하여 신어산 쪽으로 올라가다가 선회점에서 정확하게 선회하지 못하고 장애물쪽으로 더 날아갔을 것이며 악천후때문에 시야가 가려서 장애물인 신어산을 미리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고의 정황과 항공기의 잔해, 충돌 위치, 생존자 등을 보건데 사고기 조종사들은 악천후속에 선회해야 할 시기를 놓치고 계속 저공으로 비행하다가 신어산에 거의 접근하여 안개비에 가려진 장애물을 발견하고 늦게나마 급상승을 시도했으나 산 정상부분을 피하지 못하고(Unable to Clear Terrain) 항공기 동체 배면 후미 부분으로 부딪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고의 요인은 복합적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는 블랙 박스의 분석(DFDR & CVR)과 사고조사 결과가 나와야만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이를 속단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선회 착륙에 대하여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김포공항 주변을 잘 아실 것으므로 김포공항의 경우를 가정하여 다시 한번 소개드리겠습니다.

안양에서 관악산을 넘어 우장산을 지나 32번 활주로로 착륙을 할 경우 김포공항에서는 바로 착륙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관악산 같은 높은 산이 구로공단 정도 위치에 있다고 가정한 다면, 32번 활주로로 착륙하기 위하여 부산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관악산 상공을 지나지 않고 보다 좌측 안산쪽으로 서해안을 타고 북상하여 영종도 상공에서 180 도 선회하여 다시 김포공항 쪽으로 내려오면서 계속 활주로를 주시하며 비행하여 구로공단 직전에서 180도 선회하여 우장산을 지나서 착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부산에서 바다로 나갈 때는 왼쪽에 김해 공항이 있었는 데 김포공항에서는 왜 오른 쪽에 두고 북상하는가 하고 의문이 생길 수 있는 데, 눈치 빠른 분들은 알아차리셨겠지만 오른 쪽은 P-73 비행 통제구역과 겹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불가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나 김포공항의 경우는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차원의 가정일 뿐 주변에 높은 장애물이 없고 정밀 항법 유도 장비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선회 착륙 구도를 설정할 필요가 전혀 없으므로 이 점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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