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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그게 언제였더라 / 장경린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19.06.26|조회수160 목록 댓글 0

 

 

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나를 스쳐 지나가는 단골 약국의 친근한 약병들

검은 열차들

작은 집과 다리와 먼 山

나를 스쳐 지나가는 젊은 풍속과 늙은 불안감들

욕망들 詩와 담배 연기로 지워버린

가랑비 웅덩이에 고인 빗물

 

그게 언제 였더라

갈매기들이 해안 초소에서 튀어나오던 저녁

해물탕 꽃게 다리를 빨아먹던 저녁

작은 하늘에서 큰 눈이 쏟아지던 날

자신의 일기에 밑줄을 그으며

낯설고 기뻐서 술병을 따던 저녁

 

 

[사자 도망간다 사자 잡아라], 문학과지성사,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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