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허림]
언젠가 내면으로 들어가는 그대를 물끄러미 바라본
적 있다
아부지한테 매 맞고 나와 서쪽 하늘 물끄러미 바
라보던 날은 비가 내렸던가
하루 품삯 받아들고
내일은 누가 불러주려나 망연히 강물을 바라보는데
누가 그 곡진한 모습을 봤는지
노을강 바라보는 폼이 시인 포스네 라며 문자 보내
왔다
그 문자 물끄러미 바라보다
시인은 무슨
개뿔
구절초가 한쪽으로 휘청인다
내면으로 간
그대는 안녕하지
- 엄마 냄새, 달아실, 2019
* 안녕이라는 말은 굿모닝과 다른 말이 아니다.
외적의 침입도 없었고 도둑이나 강도가 들지 않았고 아프지도 않았으니
그게 곧 안녕한 거고 굿모닝인 거다.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안녕한지 굿모닝인지 살피는 것.
살면서 안부를 묻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안부 묻는 일도 점점 적어진다.
저 내면이 그 내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내면으로 들어간 나의 안부는 누가 물어주나.
나의 내면으로 간 나는 안녕하지?
응, 안녕해서 요렇게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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